이미지 크게보기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3도까지 떨어진 16일 오전 서울 광화문네거리에서 시민들이 몸을 웅크린채 출근길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br>

내년에도 1인당 국민소득(GNI)이 3만달러를 넘어서기 어려울 전망이다.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로 국내 성장률이 2%대로 가라앉았고 미국 금리인상 등 대외충격으로 원화약세가 지속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 국민소득 11년째 2만달러 머물 듯= 20일 LG경제연구원이 발표한 '2016년 경제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1인당 국민소득은 2만7200달러로 추정된다. 이는 올해 전망치(2만7100만달러)와 비슷한 수준으로 2014년(2만8200달러)보다 오히려 감소한 것이다.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은 지난 2006년(2만823달러) 최초로 2만달러를 넘어섰다.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9년(1만8302달러) 1만달러대로 떨어졌다가 2010년 이후 다시 상승했다. 2011년 2만4302달러, 2012년 2만4696달러, 2013년 2만6179달러로 연평균 약 3.8% 상승했다. 그러다가 지난해에는 상승률이 7.6%로 성장률(3.3%)을 한참 웃돌았다. 2013년 평균 1095원이었던 원/달러 환율이 1053원으로 하락해 원화가 강세를 나타내서다.

1인당 GNI는 국민총소득을 인구수로 나눈 값을 달러화로 환산한 개념이어서 원화가 약세일수록 실제보다 저평가된다. 지난해는 환율 덕을 봤으나 올해와 내년에는 환율이 오히려 국민소득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 3만불 진입시기는 2006년 이후 11년 이상 정체되고 있다. 저출산으로 생산가능인구도 2017년부터 감소세로 전환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7번째로 '30-50 클럽'(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인구 5000만명)에 진입할 것이란 전망도 갈수록 힘을 잃고 있다.

저성장세를 극복할 전환점이나 대책이 수반되지 않을 경우 '중진국 함정'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미국 금리인상으로 강달러가 지속되면 내년 성장세를 감안해도 국민소득 3만달러를 넘기 어려울 수 있다"며 "고용구조 개선, 저출산 해결 등 경제체질에 획기적 변화가 있어야 중진국 함정을 극복할 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했다.

이미지 크게보기

/자료=LG경제연구원

◇ 내년 성장률 2.5% 예상… "단기 경기부양책 자제해야"= LG경제연구원은 내년 성장률을 2.5%로 예상했다. 이는 직전 전망치(2.7%)보다 0.2%포인트 하향 조정한 것이다. 연구원은 올해 성장률도 한은 전망치(2.7%)보다 낮은 2.6%로 예상했다.

올해 추경과 내년 예산 조기집행으로 초반에는 내수호전세가 이어지겠지만 수출부진으로 기업매출 및 근로소득 증가세가 둔화돼 회복 흐름이 점차 악화될 것이란 분석이다.

미국 금리인상으로 세계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돼 수출회복을 기대하기 어렵고, 경기침체로 소비부진도 이어져 3%대 성장률 회복이 쉽지 않다는 평가다.

내년 평균 원/달러 환율은 1175원으로 올해(1132원)보다 약 40원 가량 상승(3.7% 절하)할 전망이다. 원/유로 환율은 1유로당 1240원, 원/엔 환율은 100엔당 940원, 원/위안 환율은 1위안당 179원으로 각각 예상됐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저유가 영향으로 올해 0.7%, 내년 1.2%로 각각 예측됐다. 이는 9월 전망과 비교해 각각 0.1%포인트, 0.2%포인트 더 낮아진 것이다. 매출 감소로 재고가 쌓이는 상황에서 기업들이 가격인상에 나서기 쉽지 않고 자영업 경쟁이 심화되는 것도 물가 상승세를 제약할 것으로 예상된다.

설비투자 증가율은 올해 5.2%에서 내년 1.7%로, 건설투자 증가율도 올해 3.4%에서 내년 3.1%로 각각 감소할 전망이다. 민간소비 증가율은 올해 1.9%에서 내년 2.1%로 소폭 상승할 것으로 예측된다.

취업자수 증가는 23만명으로 올해(32만명)보다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실업률은 3.7%로 예상됐다. 금융, 도소매, 음식숙박 등 서비스업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고용 인원이 대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임금상승률도 예년수준을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경상수지 흑자는 1064억달러로 올해 전망치(1089억달러)보다는 소폭 감소할 전망이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미국 금리인상이 시작됐지만 통화정책은 당분간 완화적인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며 "3%대 성장 목표를 맞추기 위해 재정을 계속 투입할 경우 국가부채 누적 등 부작용만 확대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경제정책방향은 장기 성장잠재력 확충에 초점을 두어야 할 것"이라며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노력을 강화하고 구조개혁을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