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경찰, 야스쿠니신사 폭발사건 관련 한국인 J씨 체포

지난달 23일 도쿄 지요다구 야스쿠니 신사(靖國神社) 화장실에서 일어난 사제 폭탄 폭발 사건과 관련, 일본 경시청이 용의자일 가능성이 높은 인물로 지목한 한국인 J(27)씨를 체포했다고 9일 NHK가 보도했다.

J씨는 사건 당일 한국으로 돌아왔지만, 이날 도쿄 하네다 공항을 통해 일본에 재입국했다고 지지(時事)통신이 전했다.

일본 경찰은 일단 임의동행 형식으로 J씨를 데리고 갔다가 이후 체포해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한국 외교 당국은 J씨가 스스로 일본으로 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J씨는 사건 발생 이틀 전에 김포공항에서 하네다공항으로 입국했다가 사건 당일 오후 다시 하네다공항에서 김포공항으로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J씨는 당시 야스쿠니 신사에서 걸어서 10분 거리 호텔에 머물렀고, 사건 전날 야스쿠니 신사 경내를 둘러보는 모습도 CCTV에 찍혔다. 일본 경찰은 CCTV 화면을 통해 동선을 파악한 뒤 투숙객 명부 등을 보고 국적과 출입국 기록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J씨는 그러나 전날 일본 방송과 전화 인터뷰를 갖고 신사 방문 사실을 시인했지만 폭발 사건에 대해서는 "모르는 일"이라며 관련성을 부인했다.

일본 민방 닛폰뉴스네트워크(NNN)에 따르면 J씨는 "2박3일로 다녀왔다"고 일본 방문 사실은 인정했다. '야스쿠니 신사도 갔었느냐'는 질문에는 "가긴 갔다. (지난달) 22일쯤이었던 것 같은데…. 도쿄를 둘러보러 간 김에 구경하러 갔는데 별로 볼 건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취재진이 '야스쿠니 신사 폭파 사건을 취재 중인데, 혹시 관련이 있느냐'고 묻자 "모르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23일 오전 10시쯤 일제 A급 전범(戰犯)들의 위패가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 내 남자화장실에서 폭발음이 나 일본 경찰이 수사를 벌여왔다. 이 폭발로 화장실 벽 일부가 타고, 천장에 가로·세로 각각 30㎝ 크기로 구멍이 뚫린 것이 확인됐다. 일본 경찰은 주위에서 시한식 발화장치(시간을 정해 폭발물을 터트리는 장치) 일부와 비닐관, 쇠파이프 등도 발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