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야스쿠니 폭파했나" 질문에… 그는 시인도 부인도 안했다

일본 경시청이 지난달 23일 도쿄 지요다구 야스쿠니 신사(神社) 화장실에서 벌어진 사제 폭탄 폭발 사건의 용의자일 가능성이 높은 인물로 전북 군산에 사는 27세 한국인 J씨를 지목하고 추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취재진도 일본 경시청의 이 같은 첩보를 바탕으로 지난 주말부터 군산을 찾아 J씨에 대한 취재에 나선 사실이 확인됐다.

본지 취재 결과, J씨는 올해 3월 공군 하사로 전역했으며 전북 군산시의 한 원룸에서 최근까지 거주했다. J씨는 4층짜리 원룸 전용 건물의 2층에 혼자 살았다. 이 원룸의 소유자인 김모씨는 이날 본지 기자와 만나 "J씨는 1년 계약으로 입주해 살다가 두 달 전쯤 방을 빼 이사 갔다"고 말했다. 이날 본지가 찾은 J씨의 원룸에는 다른 사람이 살고 있었다. J씨는 야스쿠니 신사 폭파 사건 발생 이틀 전인 지난달 21일 김포공항에서 일본 하네다 공항으로 출국했다가 사건 당일인 23일 오후 하네다 공항에서 김포로 입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원룸 주인 김씨는 "지난 5일쯤 아사히TV 등 일본 언론사 기자들이 찾아와 야스쿠니 신사 폭파 사건을 이야기하며 J씨에 관해 물었으나 아는 게 없어 말해줄 게 없었다"고 했다. 김씨는 일본 취재진이 다녀가고 나서 J씨에게 전화를 걸어 이 사실을 알렸다고 한다. 김씨는 "야스쿠니 폭파 사건으로 일본 기자들이 당신을 찾고 난리가 났다고 했더니, J씨는 '전화번호를 알려줬느냐? 적법한 절차 없이 물어보는 사람에겐 절대 알려주지 말라'고 하고선 끊었다"고 전했다. J씨는 야스쿠니 신사 폭파 사건에 대해서는 가타부타 말이 없었다고 한다.

J씨는 이날 오후 1시쯤 본지 기자가 전화를 걸자 처음에는 받았으나 "J○○씨냐?"고 묻자 1~2초 뒤 전화를 끊었다. 그 뒤로 수차례 전화를 걸었으나 받지 않았다. '일본 야스쿠니 신사 폭파 사건과 관련해 오해를 살 일이 있느냐'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여러 차례 보냈지만 응답이 없었다.

J씨 지인들에 따르면, 그는 2009년 12월 공군 하사로 입대해 군산에 있는 모 부대에서 근무하다 올 3월 하사로 전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지인은 "고졸 검정고시를 거쳐 군에 입대해 시설(施設) 병과에서 근무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J씨는 지난 8월 말 군산의 한 중고차 시장에서 29만㎞를 주행한 2003년식 산타페 차량을 산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용의자는 사건 발생 이틀 전 김포 공항에서 하네다 공항으로 입국했다가 사건 당일 오후 다시 하네다 공항에서 김포 공항으로 출국했다. 그동안 야스쿠니 신사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는 한 호텔에 묵었다. 일본 경찰은 CCTV 화면을 통해 용의자의 동선을 파악해 투숙객 명부 등을 보고 J씨의 신원과 출입국 기록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경시청이 J씨의 범죄 혐의를 입증할 만한 증거를 확보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