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가야지" 제자 성추행·성희롱한 여고 교사…시교육청, 학교 측 은폐의혹 조사

사립 여고에 근무하는 교사가 제자들에게 “전쟁 나면 위안부에 가야지”라고 하는 등 성희롱·성추행한 사실이 적발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또한 학교 측이 이를 은폐하려는 했다는 의혹도 제기돼 교육청이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부산 사하경찰서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모 여고 교사 A씨를 조사하고 있다고 10일 밝혔다.

A씨는 지난 3월부터 9월까지 이 학교 여학생 10여명의 허벅지와 엉덩이를 만지는 등 성추행하고, 성희롱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 학생들에 따르면 A씨는 여학생들의 허벅지나 엉덩이를 만지기도 했고, 가슴 부위나 팔뚝을 건드리는 등 신체접촉을 했다. 또한 교내에 CCTV가 없는 곳으로가 하체를 밀착시켰다는 진술도 나왔다.

그는 “전쟁이 나면 어떡하냐”는 학생의 질문에 “위안부 가야지”라고 답하거나 “손잡았으니 나랑 결혼해야 해” 등 성희롱 발언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A씨는 이틀 뒤 사직서를 냈다.

하지만 학교 측이 이 교사의 성추행을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학교 측이 부산시교육청에 A씨의 사직 사실을 보고하긴 했지만, 그 이유를 건강상 이유 때문이라고 하고, 비위 사실 여부도 없었다고 전했기 때문이다.

이에 부산시교육청은 지난 9일 장학사 6명을 해당 학교로 보내 1·2학년 20개 반 600여명을 대상으로 서면 전수조사를 벌였고, 3학년 학생들에 대해서도 수능 이후에 피해 여부 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부산시교육청 관계자는 “전수조사 내용을 분석해 경찰에 제출하고 사건 은폐 여부도 조사할 것”이라며 “사립학교 특성상 시교육청이 학교 관계자를 직접 징계할 수 없어 학교법인에 징계를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학교 교장은 “최초 보고를 받은 교사에게 관련 사실을 확인했고, (제가) 직접 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사과했다”며 “(해당 교사가) 사직하면 다 끝나는 줄 알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