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누구를 위한 나라인지 모르겠네. 지금 정부가 일본보다 더 나쁜 일을 하고 있잖아….”
정부의 지자체 유사·중복 사회보장사업 통폐합 대상에 ‘일본군 위안부 생활안정지원금’이 포함됐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은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8일 경기 광주시 ‘나눔의 집’에 모여 살고 있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은 “우리들은 일본에 피해보상 즉, 돈이 아닌 공개사과를 요구하고 있다”면서 “정부에서 이런 우리들을 더 배려하고 지원해주지는 못할망정 기존 지원금을 없애겠다는 게 있을 수 있는 일이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유희남 할머니(88)는 “나라가 힘이 없어 일본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해주지 못해 갖은 고생을 다 했던 것”이라며 “그런데 이제 와서 얼마 안되는 지원금 문제를 놓고 ‘중복’ 운운하면서 통폐합하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 할머니는 “독립유공자의 경우 국가로부터 지원금도 받고 그 자식들까지 혜택을 받고 있다”며 “이런 지원과 혜택까지 바라지 않지만 말도 안되는 구실을 내세워 최소한의 지원금조차 없애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옥순 할머니(90)는 “위안부로 끌려가서도 버틸 수 있었던 것은 독립된 내 나라에서 떳떳이 살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민간 병원들도 나서 늙고 병든 우리들을 무료로 치료해주며 고통 분담을 하는 이 마당에 도대체 정부는 왜 이런 정책을 추진하는지 믿을 수도 이해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유사·중복 사회보장사업 정비 대상에 위안부 피해자 지원금을 포함시킨 것 자체가 문제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나눔의집 안신권 소장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사회보장사업과 극히 일부로 특별한 경우에 해당되는 위안부 피해자 지원금은 분명 다르다”면서 “게다가 위안부 피해자들은 별도로 법을 제정해 지원하는 만큼 정비 대상에서 마땅히 제외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 ‘민생’이라 외치지만···머릿속엔 ‘총선’뿐
- 국민 알권리·필진 검증 무시···‘깜깜이’ 국편
- “미얀마, 민주화의 새벽”
- 너무 현실적이어서 불편할지도 몰라요
- [新허기진 군상]각자도생하는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