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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끝나지 않은 이야기'…韓‧中 위안부 아픔 "함께 나눈다"

      한국에 처음 들어선 '韓‧中 평화의 소녀상'
      "한국과 중국 소녀들이 함께 있으면 국제적인 영향력 더 커질 것"

      등록: 2015-10-27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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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중
      27일 오후 서울 성북구 한성대입구역 가로공원에 한·중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졌다. 한국인 소녀상과 중국인 소녀상(오른쪽). 2015.10.27 허란 기자 huran79@focus.kr

       

      (서울=포커스뉴스) 땅을 고르자 흙냄새가 났다. 정성스레 돌을 고르고 주변의 나무를 정리하며 만들어진 열 평 남짓한 공간은 어느새 조각상을 맞이할 준비를 마쳤다.

      27일 오후 2시쯤 서울 성북구 지하철4호선 한성대입구역 6번 출구 인근 작은 공원에서 한·중 양국의 염원을 담은 행사가 조용히 열렸다.  

       

      바로 한·중 평화의 소녀상을 세우는 작업이었다. 

       

      이 소녀상 제작에 참여한 한국 측 조각가 부부 김운성(50)·김서경(49)씨, 중국 측 판이췬(潘毅群·54) 칭화대 미술학과 교수와 영화제작자 레오스융(Leo史詠·54)씨 등 4명이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삽과 비를 들었다. 

       

      한·중 평화의 소녀상을 제작한 김씨 부부는 주한일본대사관 앞에 있는 평화의 소녀상을 만든 주인공들이다.

       

      작은 공간이었지만 김서경씨는 “한·중 평화의 소녀상을 '희망'을 세우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만 싸웠던 위안부 문제를 중국과 같이 나눔으로써 더 빨리 해결될 것이라 믿는다"며 "한·중 평화의 소녀상이 들어서는 이 공간이, 작지만 큰 공간이 될 것"이라고 소감을 말했다.

      이번에 세워지는 한·중 평화의 소녀상은 전세계를 통틀어 처음 세워지는 '1호'다. 

       

      한국인 소녀상은 김씨 부부, 중국인 소녀상은 판이췬 교수와 레오스융씨 등이 참여해 만들었다.

       

      지난해 이맘 때였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알리기를 원해 한국인 소녀상과 중국인 소녀상을 함께 세우자는 두 중국 작가의 제안을 김씨 부부는 흔쾌히 받아들였다.

       

      레오스융 감독은 “일본대사관 앞 한국인 소녀상이 10년을 넘게 있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했다”며 “중국 위안부 소녀까지 있다면 국제적인 영향력이 더 커질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무게 2톤, 가로 1.6m, 세로 3m, 높이 1.5m 등 규모의 한·중 평화의 소녀상이 크레인차를 타고 모습을 드러냈다.

      어디라도 긁힐까. 은색 덮개에 씌워져 운반된 조각상은 하나씩, 조심스레 크레인 줄에 묶였고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천천히 땅에 닿았다.


      힘을 합쳐 옮겨지는 한·중
      27일 오후 서울 성북구 한성대입구역 가로공원에 한·중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지고 있다. 한국 소녀상을 만든 조각가 부부 김운성·김서경씨, 중국인 소녀상을 만든 판이췬 중국 칭화대 미술학과 교수와 영화제작자 레오스융씨 등이 함께 소녀상을 세우고 있다. 2015.10.27 허란 기자 huran79@focus.kr

      중국의 소녀상은 중국에서 제작돼 한달전 뱃길로 한국에 닿았다. 

       

      한국 소녀상은 한국에서 제작됐고 조각상의 미관을 위해 채색작업은 4명의 작가가 공동으로 한국에서 진행했다.

       

      "(중국인 위안부) 모델을 찾는데 많은 신경을 썼습니다. 또 소녀상이 입을 의상 등을 세심하게 고려했습니다. 위안부다 보니, 심리적인 표현과 눈빛, 손모양 등도 많은 신경을 쓰려고 노력했습니다."

       

      판이췬 교수는 중국 위안부 소녀상을 만들때 어려운 점이 없었냐는 질문에 말을 이어나갔다.

       

      "또 한국의 위안부 소녀상과 잘 어울리면서 중국 소녀상만의 특징을 잘 살릴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에 대해 고민도 많았습니다"고 그는 더불어 설명했다.


      오후 3시쯤 실제 중국인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의 발바닥이 찍힌 바닥석이 먼저 들어섰다.

      그리고 그 위에 뜯겨진 단발머리를 한 한국 소녀상과 흐트러진 양 갈래 머리를 하고 주먹을 불끈 쥔 중국 소녀상이 나란히 자리했다.

      판이췬 교수는 “한국인 소녀상이 평화를 외치고 있는 느낌이라면 중국의 소녀상은 상처받은 느낌을 더 강하게 표현했다”며 “깊은 고통에 따른 분노와 반항을 모습을 더 살리려고 했다”고 말했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관계자는 이번 한·중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지는 것에 대해 "많이 기억되고 함께 연대할 수 있는 공간이 늘어난다는 점에서 고마운 일"이라고 전했다.

       

      일본대사관 앞 한국 평화의 소녀상 옆에는 항상 빈의자가 있다. 이번에 그 빈의자에 중국 위안부 소녀가 앉았다. 그러나 '여전히' 빈 의자는 채워지지 않은채 남아있었다.

       

      김운성 작가는 "한국의 소녀상에 이어 한·중 평화의 소녀상에서도 제작된 이 빈의자는 28개국 전세계에 있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자리"라며 "전세계 많은 피해국들의 용기있는 작가들과 함께 연대하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전했다.

       


      최수진 기자 choisj@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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