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방문이나 학업을 위해 미국을 찾은 10대, 20대 한국 여학생들을 상대로 한 성추행 사건이 빈발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7일 현지 경찰을 인용, 미국 대학 방문단 일원으로 버지니아주 프린스 윌리암스 카운티를 찾은 10대 한국인 여학생 2명이 숙소에서 중년 백인 남성으로 추정되는 괴한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각각 만 15, 16세인 여학생은 지난 4, 5일 숙소인 머내서스 인근 윈담가든호텔에서 잠을 자다가 새벽 무렵 침실로 숨어 들어 온 괴한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 머리가 벗겨진 백인 남성으로 알려진 괴한은 잠든 여학생들의 몸을 더듬다가, 여학생들이 깨어나자 황급히 달아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여학생은 미 대학 투어에 나선 한국인 청소년 여행단 일원으로, 사건 발생 즉시 현지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조사결과 여행단 일행이나 호텔 직원 가운데서는 용의자가 발견되지 않았으며, 서울에서 건너온 한국인 청소년 여행단은 다음 방문일정을 이유로 머내서스를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지난 8월에는 20대 한인 여대생이 뉴욕 공항에서 연방 교통안전국(TSA) 소속 검색담당 직원에게 성추행을 당하기도 했다. 뉴욕ㆍ뉴저지항만청(PA) 경찰에 따르면 8월25일 오후 한국 출신 여대생(21)이 라과디아 공항에 도착한 뒤 수속을 받는 과정에서 TSA 소속 검색담당 직원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 이 직원은 ‘칼 같은 무기가 있는지 추가 검색을 해야 한다’며 여학생을 남자 화장실로 데려간 뒤 영어가 능숙하지 못한 피해자에게 ‘양 팔을 들어 올리라’고 지시한 상태에서 불필요한 신체 접촉을 시도했다. 이후 용의자는 자신의 전화기에 대고 “이 여성은 칼과 무기가 없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PA 경찰은 피해자와 목격자들의 신고를 받고 TSA 직원을 성추행 등의 혐의로 체포했다. 퀸즈 검찰은 이 용의자를 2급 감금, 3급 성추행 혐의 등 3개 혐의로 기소됐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