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이 6일 국제축구연맹(피파·FIFA) 윤리위원회가 자신에게 19년 자격 정지 제재를 추진하고 있다는 사실을 공개하고, 윤리위 청문회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만약 윤리위가 자격 정지를 결정하면 정 회장은 26일 마감인 차기 피파 회장 선거 후보로 등록할 수가 없다. 정 회장은 부패 집단이라는 이미지의 피파가 오히려 자신의 출마를 막으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 회장은 이날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 연 기자회견에서 “피파 윤리위가 2010년 이뤄진 한국의 2022년 월드컵 유치 활동 때 국제축구기금 제안을 담은 서한을 각국의 축구 관계자에 보낸 것에 대해 조사한 뒤 (자격 정지) 15년을 구형하겠다고 알려왔다. 이와 관련해 ‘윤리위가 독립적이지 않다’고 했더니 명예훼손과 비밀유지 위반이라는 이유로 4년을 추가했다. 합치면 19년간 모든 축구 관련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이라고 공개했다. 정 회장은 “피파 윤리위가 청문회를 한다고 하는데 어떤 기대도 하고 있지 않다. 이 모든 절차가 사기다”라며 청문회 출석을 거부했다. 정 회장은 “2010년 한국유치위원회가 축구 발전을 위해 제안했던 7억7700만달러 규모의 국제축구기금을 설명하는 편지를 동료 집행위원들에게 보낸 것은 자연스럽고 애국적인 행위다. 수년 전 종결된 사안인데도 피파 부패의 직접적인 당사자인 제프 블라터 회장에 대해서는 면죄부를 주는 대신 윤리위가 나를 조사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정 회장은 “후보 등록을 할 수 없게 하려면 방법이 한두가지가 아닐 것이다. 등록을 위해서는 5개국의 지지를 받아야 하는데다 피파 윤리위 제재 움직임과도 싸워야 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지난 17년간 피파 부회장으로 일하면서 피파 내부의 부패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등 적극적으로 임해온 것에 대해 자부심을 느낀다”며 국제사회의 지지를 호소했다.
김창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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