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언론 “시험때와 실제 내용 달라”
삼성 “절전과 화면밝기 중 선택”
삼성 “절전과 화면밝기 중 선택”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삼성전자의 티브이(TV)의 전력 사용량 조작 의혹을 제기하자 삼성전자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가디언>은 유럽연합(EU)의 출연 연구기관인 ‘컴플라이언티브이’의 미공개 실험 결과를 인용해 “삼성전자의 ‘모션 라이팅’(motion lighting)이 국제전기표준위원회(IEC) 테스트 조건에서 밝기와 소비전력을 낮추지만 실생활 시청 조건에선 소비전력 절감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지난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컴플라이언티브이의 매니저 루돌프 하인츠가 “삼성전자가 법을 어긴 것은 아닐 수 있지만 법의 정신을 어긴 것으로는 볼 수 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배출가스 배출량을 조작한 폴크스바겐 스캔들에 빗대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가전제품의 소비전력 테스트와 관련된 속임수 주장에 대해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삼성전자는 공식 블로그 ‘삼성 투모로우’(global.samsungtomorrow.com)를 통해 이를 전면 부인했다. 삼성전자는 “모션 라이팅은 테스트 환경에서만 작동하는 게 아니라 전력 소모와 환경 영향을 줄일 수 있도록 실험실과 가정 모두에서 작동하는 기본(디폴트) 세팅”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소비자가 전력 소모를 줄일 것인지 보나 나은 화면을 택할 것인지에 따라 세팅을 변경할 수 있다”며 “방법은 사용 설명서는 물론 웹사이트에서도 나와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과 <포브스>는 삼성전자 편을 들었다. 4일 포천 인터넷판은 ‘세계의 티브이 제조사들이 폴크스바겐과 똑같은 짓을 저질렀는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삼성과 폴크스바겐 사태는 다르다. 삼성을 비롯한 티브이 업체들이 불법적인 행동을 했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고 썼다. 포브스 인터넷판도 ‘삼성이 TV 에너지 테스트를 속였다는 주장에 반격을 가하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삼성전자의 모션 라이팅은 에너지를 절감하고 티브이를 친환경적으로 만들기 위해 설계된 기능”이라며 “폴크스바겐과 달리 삼성의 이 기능은 메뉴에 항상 나타나 있고 언제든 누구나 이 기능에 접근해 켜거나 끄기를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