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09.21 03:00
[2010년 '조선왕실의궤' 日 반환 주역 센고쿠 前 관방 장관]
국외소재문화재재단 강연차 방한
"총독부시대에 가져온 것 돌려줘야… 학자뿐 아니라 정치가들도 내셔널리즘 막는 방파제 돼야"
"한·일 문화재 반환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양국의 문화재 공동 조사 시스템을 먼저 마련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한국의 국외소재문화재재단과 일본 문화청의 한 부서를 카운터파트로 정해서 말이지요."
센고쿠 요시토(仙谷由人·69) 전 일본 관방장관은 지난 2010년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 담화 및 한·일 도서 양도 협정 체결의 주역이다. 일본 궁내청(宮內廳·왕실 담당 행정기관)이 소장해 왔던 조선왕실의궤 등 우리 도서 1205책이 고국에 돌아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그가 12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한·일 문화재 반환 문제의 과거와 미래를 말하다' 학술대회에서 이때의 경험을 토대로 기조 강연을 했다. 광복 70주년과 한·일 국교 정상화 50주년을 맞아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한·일 양국 간의 문화재 반환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다.
그는 기조 강연 후 본지 인터뷰에서 "2010년 한·일 병합 100년을 맞아 일본 내각에선 한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는 기본 인식이 있었다. 동시에 2004년부터 한국 측에서 비공식적으로 궁내청에 있는 한국 도서의 반환을 요청해왔다"며 "총독부를 경유해 반출돼 일본 정부가 보관하고 있는 도서는 모두 돌려줘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고 궁내청의 생각이었다"고 했다.
"총독부 통치 시대에 한반도에서 강제로 가지고 온 것은 돌려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양국 간 우호적 관계가 중요해요. 그리고 반환 협상은 조용히 진행해야 합니다. 매스컴 등에 너무 크게 알려지면 박물관 등 담당 기관장이나 그 상부에서 정치적 결단을 내려야 하는데 결단을 내리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죠."
이날 기조 강연에서 그는 "1990년 사할린 억류 한국인 문제로 대구에서 열린 중·소(中蘇)이산가족회 총회에 참석했다가 충격을 받았다"며 "일본이 한국인의 땅은 물론 언어와 이름, 문화까지 빼앗고 강제 연행해 가혹한 노동을 강요한 것은 사죄를 해도 용서받을 수 없는 행위임을 알게 됐다. 민족의 정체성을 파괴하는 것은 식민지 지배의 중요한 범죄"라고 했다. 이후 그는 도쿄대에 '근현대사연구회'를 만들어 일본과 중국, 한·일 관계 등을 공부해왔다. 주일 대사를 지낸 최상용 고려대 명예교수가 "저의 정치적 스승"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센고쿠 전 장관은 "3년 전 아베 정권이 탄생한 건 노다 내각의 센카쿠 열도 국유화와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 때문"이라고 했다. "당시 아베는 자민당 내에서도 3위 정도에 불과했는데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과 중국의 센카쿠 열도에 대한 대처로 인해 일본 내 내셔널리즘에 불을 당기면서 결과적으로 아베를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미타니 다이치로(三谷太一郞) 도쿄대 명예교수는 '학자는 내셔널리즘의 방파제가 돼야 한다'고 늘 얘기하는데 저는 정치가도 내셔널리즘의 방파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물건으로서 문화재를 원래의 제자리에 갖다 놓는 것도 중요하지만 문화재가 갖는 의미와 가치를 서로 공유하는 것도 중요하지 않을까요? 동아시아라는 지역 안에서 한국과 일본 국민이 여러 문화를 상호공유하면서 발전해왔다는 것을 잊지 않으면서 문화재 문제를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
센고쿠 요시토(仙谷由人·69) 전 일본 관방장관은 지난 2010년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 담화 및 한·일 도서 양도 협정 체결의 주역이다. 일본 궁내청(宮內廳·왕실 담당 행정기관)이 소장해 왔던 조선왕실의궤 등 우리 도서 1205책이 고국에 돌아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그가 12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한·일 문화재 반환 문제의 과거와 미래를 말하다' 학술대회에서 이때의 경험을 토대로 기조 강연을 했다. 광복 70주년과 한·일 국교 정상화 50주년을 맞아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한·일 양국 간의 문화재 반환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다.
그는 기조 강연 후 본지 인터뷰에서 "2010년 한·일 병합 100년을 맞아 일본 내각에선 한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는 기본 인식이 있었다. 동시에 2004년부터 한국 측에서 비공식적으로 궁내청에 있는 한국 도서의 반환을 요청해왔다"며 "총독부를 경유해 반출돼 일본 정부가 보관하고 있는 도서는 모두 돌려줘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고 궁내청의 생각이었다"고 했다.
"총독부 통치 시대에 한반도에서 강제로 가지고 온 것은 돌려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양국 간 우호적 관계가 중요해요. 그리고 반환 협상은 조용히 진행해야 합니다. 매스컴 등에 너무 크게 알려지면 박물관 등 담당 기관장이나 그 상부에서 정치적 결단을 내려야 하는데 결단을 내리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죠."
이날 기조 강연에서 그는 "1990년 사할린 억류 한국인 문제로 대구에서 열린 중·소(中蘇)이산가족회 총회에 참석했다가 충격을 받았다"며 "일본이 한국인의 땅은 물론 언어와 이름, 문화까지 빼앗고 강제 연행해 가혹한 노동을 강요한 것은 사죄를 해도 용서받을 수 없는 행위임을 알게 됐다. 민족의 정체성을 파괴하는 것은 식민지 지배의 중요한 범죄"라고 했다. 이후 그는 도쿄대에 '근현대사연구회'를 만들어 일본과 중국, 한·일 관계 등을 공부해왔다. 주일 대사를 지낸 최상용 고려대 명예교수가 "저의 정치적 스승"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센고쿠 전 장관은 "3년 전 아베 정권이 탄생한 건 노다 내각의 센카쿠 열도 국유화와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 때문"이라고 했다. "당시 아베는 자민당 내에서도 3위 정도에 불과했는데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과 중국의 센카쿠 열도에 대한 대처로 인해 일본 내 내셔널리즘에 불을 당기면서 결과적으로 아베를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미타니 다이치로(三谷太一郞) 도쿄대 명예교수는 '학자는 내셔널리즘의 방파제가 돼야 한다'고 늘 얘기하는데 저는 정치가도 내셔널리즘의 방파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물건으로서 문화재를 원래의 제자리에 갖다 놓는 것도 중요하지만 문화재가 갖는 의미와 가치를 서로 공유하는 것도 중요하지 않을까요? 동아시아라는 지역 안에서 한국과 일본 국민이 여러 문화를 상호공유하면서 발전해왔다는 것을 잊지 않으면서 문화재 문제를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