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교통량을 억제하고 도심 주차난 해소를 위해 차고지증명제를 도입을 다시 추진하면서 자동차 업계가 전전긍긍하고 있다.

최근 경기 부진으로 판매가 부진한 상황에서 정부가 차고지증명제를 도입하게 되면 더 심각한 상황을 맞게 된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차고지증명제는 자동차를 새로 살 때나 변경, 또는 이전을 할 때 반드시 차량을 주차할 수 있는 차고를 확보하도록 하는 제도다.

일본의 경우 1962년부터 차고지증명제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가 2007년도입해 부분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일부 사업용 자동차도 차고 확보가 의무화돼있다.

그러나 이 제도는 국내 자동차 수요가 급증하기 시작한 지난 1989년 이후 4차례나 도입이 추진됐지만 매번 자동차 업계와 서민층의 반발로 무산이 됐다. 특히 자동차 업계는 그렇지 않아도 도심 과밀화로 주차 공간이 부족한 상황을 들어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정부 의지대로 차고지증명제가 도입되면 급격한 수요 감소로 이어진다고 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서울시와 같은 대도시의 주차공간은 이미 포화상태"라고 지적하고 "신규 차고 확보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서 이를 의무화한다면 자동차를 사지 말라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지난 1989년과 1995년, 1997년, 2001년에 각각 차고지증명제 도입을 위한특별법 제정을 건의했다가 무산된 이유도 이처럼 자동차 업계의 반발이 워낙 컸던 때문이다.

부자들을 위한 제도라는 저항도 만만치 않다. 거주자에게 일정 주차면적이 제공되는 아파트 또는 고급 빌라 등과 달리 일반 서민들이 별도의 차고를 확보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차고지증명제 도입을 적극 건의하고 있는 서울시를 기준으로 총 주차장 확보율은 97%에 달하지만 아파트를 제외한 나머지 주택가는 6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차고 대부분이 아파트에 밀집돼 있다는 얘기다.

서울시 2014년까지 1만7100면의 주차공간을 추가 설치한다는 방안을 추진하고는 있지만 이 역시 턱없이 부족한 수준으로 지적되고 있다.

국토해양부는 그러나 이 같은 반발에도 불구하고 차고지증명제 도입을 위한 관련용역과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따라서 향후 자동차 업계의 반발, 그리고 서민들을 역차별하는 차고지증명제 도입을 둘러싼 논란이 거세게 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