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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이 낸 태안 발전기금 2900억…통장서 '쿨쿨'

입력 2015-09-15 22:19 수정 2015-09-15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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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2007년 12월, 충남 태안 앞바다는 검은 기름과 악취로 뒤덮였습니다. 유조선 허베이 스피리트호가 삼성중공업의 해상 크레인과 충돌하면서 만 2천㎘가 넘는 기름이 바다로 쏟아진 사상 최악의 기름 유출 사고 때문이었죠. 그해 겨울 내내 펼쳐졌던 이 장면 기억하실 겁니다. 100만 명이 넘는 자원 봉사자들이 헌 옷과 흡착포를 들고 달려가 일일이 기름을 퍼 나르고 닦아냈습니다. 덕분에 바다는 예전 모습을 많이 되찾긴 했지만 이곳 주민들은 여전히 시름하고 있습니다. 배상 소송도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삼성중공업이 내놓은 지역발전기금마저 2년째 통장에서 잠자고 있다는데요.

어떻게 된 사정인지, 먼저 정진규 기자의 취재를 들어보시겠습니다.

[기자]

2013년 11월 작성된 지역발전기금 협약서입니다.

삼성중공업 측에서 피해배상금 외에 사고 원인을 제공한 도의적 책임을 지겠다며 2900억원을 내놓기로 한 겁니다.

돈을 기탁할 곳을 법정기부금단체로 명시했습니다.

문제는 피해주민들이 자체적으로 '법정기부금단체'를 만들 수 없다는 점입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 : 아무나 다 되는 게 아니고, 공공기관이나 전문모금기관(만 가능하죠) 그냥 주민들이 모여서 법정기부금단체를 신청할 순 없어요.]

주민들은, 스스로 만들 수 있는 '지정기부금단체'로 기탁처를 바꾸자고 했지만 삼성 측 입장은 완강합니다.

2900억 원의 기금을 법정기부금단체에 내게 되면 700억 원의 세액 공제를 받을 수 있지만, 주민 요구대로 '지정기부금단체'에 내면 공제 금액은 200억 원으로 줄어듭니다.

[문승일 사무국장/충남 유류 피해대책위 총연합회 : 피해지역 발전기금은 배상금 성격도 포함돼 있습니다. 배상금을 가지고 세금 문제를 논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됩니다.]

결국 2900억 원의 지역발전기금은 2년째 삼성중공업 명의로 된 통장에 고스란히 쌓여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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