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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제일반

S&P “한국 기업들 사면초가”

등록 :2015-09-10 20:11수정 :2015-09-10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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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태 기업 신용평가 총괄 전무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어” 진단
불투명한 지배구조도 지적
“개선 안되면 신용도 하락 위험”
“한국 기업들이 사면초가에 빠졌다.”

세계 3대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평가다. 한국 기업들이 저성장·저수익 국면인데다 제품 매력도와 지배구조 투명성이 떨어지고 있어 중장기적으로 신용도 하락 위험에 빠져 있다는 것이다.

10일 오후 국제금융센터 주관으로 열린 ‘저성장·고변동성 환경하에서 국내 신용시장 트렌드’ 세미나에서 에스앤피의 아시아태평양지역 기업 신용평가를 총괄하고 있는 권재민 전무는 “삼성전자·현대차·포스코 등 3개 한국 대표 기업의 매출이 2013년 이후 하락 추세에 있다”며 “한국 기업이 저성장 국면에 접어든 것”이라고 진단했다. 세 기업의 매출액 합계는 2013년 230조원대에서 2014년 210조원대로 줄었고, 올해도 상승 전망은 불투명하다.

우선 권 전무는 대기업 중에서도 삼성전자·현대차와 다른 기업들 간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데다, 두 기업의 영업이익률마저 떨어지고 있는 점에 주목했다. 2012년 12% 수준까지 올라갔던 두 기업의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2014년 9% 수준으로 떨어졌다. 두 기업을 뺀 나머지 상위 150개 기업의 영업이익률은 3.5%에 불과하다. 권 전무는 “최근 3년간 환율 흐름이 한국 기업에 우호적이지 않고, 노동생산성도 정체중”이라고 말했다.

한국 기업이 다시 성장 기회를 잡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이어졌다. 주력 수출품인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현대차의 자동차가 비슷한 품질에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중국 제품과 고사양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내세우는 선진국 제품 사이에 끼여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2012년 1분기만 해도 23%였지만, 현재는 10%를 밑돈다. 대신 샤오미·화웨이 등 중국 업체가 비슷한 사양의 제품을 40%가량 저렴하게 내놓으며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중이다. 여전히 충성도 높은 고객을 대상으로 높은 마진을 유지하는 애플과는 수익성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2013년 3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수익 점유율은 삼성이 52%, 애플이 56%로 비슷했지만, 2015년 1분기에는 애플이 92%, 삼성이 15%로 차이가 커졌다.

현대차의 경우도 2012년 4분기 이후 중국 시장 점유율이 10%를 밑도는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권 전무는 “과거 현대차는 폴크스바겐, 지엠(GM)과 함께 중국 시장 톱3의 지위를 유지했지만, 최근 중국 브랜드, 일본 업체들의 협공으로 매출이 급감하고 있다. 성장 둔화를 감안할 때 최근 2개 공장을 동시에 증설하기로 한 것은 위험”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권 전무는 “구조적 저성장 국면에서 한국 기업의 불투명한 의사결정 구조는 기업 전망을 더 어둡게 한다”고 지적했다. 회사 인수·매각 등 주요 사안에서 이사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이 저성장 국면에서 더 치명적인 결과를 낳는다는 얘기다. 한 예로, 포스코는 2010년까지 에스앤피 신용등급 A로 전세계 철강회사 중 등급이 가장 높은 편에 속했다. 하지만 같은 해 10월 대우인터내셔널 인수 뒤 영업이익률과 신용등급이 동시에 하락했다. 권 전무는 “포스코는 대우인터 인수 때 핵심 사업과 연관된 무역 부문뿐 아니라 미얀마 가스전, 교보생명 주식까지 사들였다. 이런 배경이 철강산업 침체와 맞물려 이익 하락을 가속화했다. 이사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에 핵심 사업과 무관한 자산을 비싼 값에 사들였고, 이후 재무건전성 확보를 위해 값을 잘 받을 수 없는 상황에서 포스코특수강 등 계열사를 매각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스코의 신용등급은 BBB+까지 하락한 상태다. 현대차의 경우도 지난해 그룹의 주력 사업과 연관이 적은 한전 터를 감정가의 3배가 넘는 10조5500억원에 사들여, 투자자들로부터 이사회 기능이 마비돼 비합리적인 투자 결정으로 주주 이익을 침해했다는 비판에 직면한 바 있다.

권 전무는 “한국 기업의 신용도는 이미 2009년 이후 하락세로 접어들었지만, 이런 요인들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2년 이후 신용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김효진 기자 ju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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