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왼쪽)과 최경환 경제부총리(오른쪽). 한겨레 자료사진
새누리당 연찬회 만찬 건배사 파문
부총리·청 수석 등 고위급 참석 속
한목소리로 승리 기원 모양새 연출
새정치 “공무원 중립의무 위반”
해임 요구·선거법 위반으로 고발키로
최 부총리도 의원들에 경제보고때
“당 총선 도움되게 내년 성장률 조정”
부총리·청 수석 등 고위급 참석 속
한목소리로 승리 기원 모양새 연출
새정치 “공무원 중립의무 위반”
해임 요구·선거법 위반으로 고발키로
최 부총리도 의원들에 경제보고때
“당 총선 도움되게 내년 성장률 조정”
선거관리 주무부처 수장인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이 새누리당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만찬 건배사로 “총선 필승!”을 외친 것으로 26일 알려져 논란을 빚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공직자의 선거 중립 의무를 정면으로 위반한다”며 정 장관의 즉각적인 사퇴를 요구했다.
정 장관은 지난 25일 충남 천안시 우정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새누리당 연찬회 만찬 자리에서 맥주가 든 종이컵을 들고 “제가 ‘총선’을 외치면 참석자들은 ‘필승’을 외쳐달라”며 건배를 제의했다. 이 자리에는 60~70명의 새누리당 의원들은 물론 최경환 경제부총리와 현정택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을 비롯한 정부 고위관계자들도 있었다. 정 장관의 건배 제의로, 청와대 수석과 정부 부처 장차관들이 여당 의원들과 함께 여당의 총선 승리를 기원하는 모양새가 연출됐다. 앞서 다른 장관들은 “경제는 하나다!” 등 총선과 관련 없는 평범한 건배 제의를 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정 장관 발언이 공직선거법상 공무원의 중립 의무 조항(제9조)과 공무원 등의 선거 관여 등 금지 조항(제85조)을 정면으로 위반한다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유은혜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충격을 금할 수가 없다”며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할 행정자치부 장관이 새누리당 의원 연찬회에 참석해 ‘총선 승리’를 외친 것은 자신의 본분을 망각한 망발”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은 정부의 공정선거 의지를 심대하게 훼손한 정종섭 장관을 즉각 해임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새정치연합 소속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위원들은 26일 기자회견을 열어 “정 장관은 즉각 장관직을 사퇴하고 국민에게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야당은 정 장관을 선거관리위원회에 고발하기로 했다.
행자부는 사실관계는 인정하면서도, 정치 쟁점으로 더 비화할 가능성 때문에 직접적 반응은 마다하고 있다. 행자부 관계자는 “잔칫집 분위기에서 덕담하겠다고 한마디 한 것으로 이해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영우 새누리당 수석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일반 유권자를 대상으로 특정 정당을 지지한 것도 아니고, 새누리당 의원들이 있는 자리에서 덕담 수준의 건배를 한 것”이라며 “엄밀하게는 (총선 승리 주체가) 새누리당이라는 구체적인 명칭도 쓰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25일 만찬에 앞서 이날 오후에는 새누리당 소속인 최경환 경제부총리도 의원들을 대상으로 ‘하반기 경제동향 보고’를 하던 중 “내년에는 잠재성장률 수준인 3% 중반 정도로 복귀할 수 있도록 해서 여러가지 당의 총선 일정 등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 논란을 불러일으킬 뿐만 아니라, 정부 경제정책 방향을 정치적 목적과 연계시키겠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최 부총리도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선관위에 고발하기로 했다.
서보미 임인택 기자 spring@hani.co.kr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소속 의원들이 25일 오후 충남 천안 우정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천안/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