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2015.08.15 13:40 / 수정 2015.08.15 14:03
[앵커]
일본의 우경화 움직임 뒤엔 군국주의 부활을 꿈꾸는 세력들이 지지하는 아베 신조 총리가 있습니다. 아베 총리는 최근 추진하는 안보법을 토대로 전후 70년 만에 전쟁할 수 있는 나라로 탈바꿈 시키려 합니다. 하지만 전쟁 반대를 외치는 일본인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아 일본 전체가 둘로 쪼개진 양상입니다.
김동현 기자가 시위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나가사키 원폭 투하 70년을 하루 앞둔 지난 8일, 일본 야스쿠니 신사 앞. 평화를 외치는 시위대와 군국주의 부활을 외치는 우익 세력들이 충돌하면서 순식간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전쟁 반대 평화 시위대
"전쟁 반대 야스쿠니 반대!"
사쿠라이 마코토 / 전 재특회 회장
"일본인이라면 누구라도 열받을 것입니다. 이들은 8월 15일을 종전기념일이라고 말합니다. 실제로는 패전의 날입니다."
때문에 이들 극우 세력들은 2차대전 전쟁 범죄를 부정하고, 군대 보유를 추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아베 총리도 이들의 주장에 화답하듯 전쟁 가능한 국가로 만들기 위한 계획을 착착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일본의 전쟁 참가를 가능하게 하는 안보법안을 국회 하원인 중의원에서 강행표결시킨 데 이어 다음달까지 상원인 참의원에서도 반드시 통과시키겠다는 방침을 굳힌 상태입니다.
또 의도적으로 한국을 무시하고 혐한을 부추기면서 전쟁범죄에 대한 사죄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외면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런 아베의 우경화 행보를 우려하는 일본 국민들도 적지 않습니다.
지난주 금요일 저녁 시위대 수천명이 일본 국회 앞 길을 빼곡하게 막아섰습니다.
안보법안 반대 시위 관계자
"전쟁 반대 (전쟁반대) 안보법안 절대 반대 (절대 반대)"
시위를 이끄는 젊은이뿐 아니라 이른바 '아줌마 부대'와 노인들까지 아베 정권에 대한 불만을 외칩니다.
안보법안 반대 시위대
"마음대로 정하지마! 아베는 물러나라! 파시스트 물러나라"
6,70년대 이후 사라졌던 정치에 대한 관심이 아베 정권에 의해 다시 부활하면서 일본 국민들은 그 어느때보다 뜨거운 여름을 보내고 있습니다.
특히 지지율이 떨어지더라도 안보법안을 반드시 통과시켜 일본을 전쟁 가능한 나라로 만들겠다는 아베 총리의 발언이 일본 국민들의 분노를 사고 있습니다.
사토 다이 / 안보법안 반대 단체(SEALDS) 관계자
"500명에서 시작했지만, 지난달 안보법안이 국회에 강행 통과되자 2개월 만에 6만명까지 시위대가 대폭 늘었습니다. 그만큼 사람들 사이에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쟁 반대와 군국주의 부활. 일본 열도가 둘로 쪼개져 내부 문제로 떠들석 하자, 집권여당인 자민당에서는 위기론이 끊이지 않습니다.
시게무라 토시미즈 / 와세다 국제교양학부 교수
"지지율이 계속 하락해 30%대로 떨어져 정권 유지가 점점 힘들어진 상황입니다. 이대로 가다간 아베 정권이 1,2년 내 바뀔지도 모르는 상황으로 가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일부러 아베 정권이 더 강경한 우경화 정책을 펼쳐, 내부에 대한 불만을 외부로 돌리려고 한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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