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못 한다"며 제자 야구방망이로 때리고 인분 먹인 교수 구속

‘일을 못한다’는 이유로 야구방망이로 때리고 인분을 먹이는 등 제자에게 수년간 가혹행위를 한 대학교수가 경찰에 구속됐다.

경기 성남중원경찰서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 등 혐의로 경기지역의 모 대학교 교수 A(52)씨를 구속했다고 14일 밝혔다.

경찰은 또 가혹행위에 가담한 A교수의 제자 B(24)씨 등 2명을 같은 혐의로 구속하고, C(여·26)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A씨 등은 2013년 3월부터 지난 5월까지 D(29)씨를 수십차례에 걸쳐 야구방망이 등으로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자신이 대표를 맡고 있는 디자인관련 학회 사무국에 D씨를 취업시킨 뒤 D씨가 실수를 하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수시로 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 등은 D씨가 폭행으로 전치 6주의 상해를 입고 입원해 수술을 받자, 물리적인 폭행을 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해 호신용 스프레이를 얼굴에 뿌리고 인분을 모아 강제로 먹이는 등 가혹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외출 중에는 SNS 채팅방을 통해 B씨 등에게 대신 D씨를 폭행하도록 시켰으며, 폭행 장면을 인터넷 방송을 통해 실시간으로 확인까지 한 것으로 조사됐다.

D씨는 경찰에 “디자인 분야 권위자인 A씨가 과거 다른 제자를 지방대학 교수로 채용하는데 도움을 준 것을 보고, 자신도 대학 교수가 되기 위해 가혹행위를 참았다”고 진술했다.

A씨는 그동안 D씨에게 월 30만원 정도를 급여로 지급했으며, 최근에는 이 마저도 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을 부인하던 A씨는 증거가 드러나자 “선처를 바란다”며 최근 법원에 1억여원을 공탁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경찰은 A씨가 법인자금 1억여원을 횡령하고 교육부 산하 기관이 지원하는 사업비를 빼돌린 정황도 포착해 수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