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근대산업시설물이 5일(현지 시각)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지만, 일본에서는 “한국 때문에 등재가 늦어졌다”는 혐한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일본의 근대산업시설물들은 당초 4일 심사를 통해 등재 결정이 날 예정이었다. 하지만 메이지 일본 산업혁명 시설물 내 7곳에 수만명의 한국인이 강제징용됐다는 사실을 명기하는 것에 대한 양국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심사는 하루 연기됐다.

앞서 양국은 지난달 21일 열린 외교장관 회의를 통해 메이지 산업혁명 시설의 조선인 강제 징용 사실에 대해 명기할 것을 큰 틀에서 합의했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강제’라는 표현에 반대했다.

하지만 등재 결정 이후 NHK, 산케이 신문 등 일본 주요 언론매체들은 역사적 사실에 대한 정확한 설명 없이 ’한국측의 반대’로 심사에 난항을 겪었다는 내용을 보도한 상황이다.

일본 산케이 신문은 등재 결정에 대한 보도에서 “한국 발언으로 최종일까지 분규가 있었다”고 보도했다. 산케이는 “심사장에서 한국측의 발언 내용을 둘러싸고 한·일 간 조정이 난항을 겪어, 5일로 미뤄졌다”고 주장했다. 마치 한국이 일본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방해한 듯한 인상을 준 것이다.

산케이는 또한 4일 심사일에 무엇 때문에 심사가 미뤄졌는지 자세히 설명하지 않았다. 일본 네티즌들은 이 기사에 약3000건 이상의 댓글을 달며 한국에 대한 근거 없는 비난을 퍼부었다.

한 일본 네티즌은 “이번 일로 보다 한층 혐한 분위기가 증가할 것”이라며 “그쪽 사람들(한국인)와 거리를 둬야 한다”고, 다른 네티즌은 “또 다시 배신 당해서는 안 된다. 세계에서 가장 신용할 수 없는 나라(한국)라는 것을 알게됐다. 두 번 다시 엮이지 않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NHK 방송도 등재 발표 장면을 담은 방송보도를 통해 “한국이 4일 심의 중 일본 메이지 산업시설 중에 강제징용이 행해진 시설이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일본과의 조정에 난항을 겪었다”며 “이로 인해 등재가 하루 연기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