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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실상 알린다"…미국 자전거횡단 나선 한국 대학생들
'글렌데일 소녀상' 방문…독도경비대서 역사의식 눈떠
(글렌데일<美캘리포니아>=연합뉴스) 김종우 특파원 =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미국 전역에 알리기 위해 로스앤젤레스(LA)에서 뉴욕까지 자전거 대륙 횡단에 나서고자 합니다."
심용석(22·인천대 중어중국학과), 백덕열(22·경희대 체육학과) 씨 등 대한민국 대학생 2명이 25일(현지시간) 오전 10시 미국 캘리포니아 주 글렌데일 시에 있는 '평화의 소녀상'을 찾았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널리 알기 위한 미국 대륙 자전거 횡단을 앞두고 글렌데일 소녀상을 찾아 각오를 다잡고, 이틀 전 별세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연희(83) 할머니의 명복을 빌기 위해서다.
미주한인단체인 가주한미포럼은 이날 글렌데일 소녀상 앞에서 두 대학생의 무사 대륙횡단과 김 할머니를 위한 약식 '천도재' 행사를 진행했다.
이들이 도전하는 LA-뉴욕 간 대륙횡단은 6천㎞에 이르는 '대장정'이다. 6월27일부터 79일에 걸쳐 자전거 페달로만 미국을 횡단하면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알리는 강행군이다.
미국 시민들을 상대로 일본 정부의 역사왜곡를 규탄하고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이고 일본대사관 등에서 집회도 열 예정이다.
이들은 일본 정부가 위안부라는 이름으로 저지른 범죄를 인정(Admit)하고, 사과(Apologize)할 때까지 동행(Accompany) 하겠다는 의미로 자신들의 미국 횡단 계획을 '3A 프로젝트'라고 소개했다.
다소 무모하게 보일 수도 있는 대륙횡단에 이들이 도전한 배경에는 모두 군복무를 '독도경비대'에서 했다는 경험이 가장 컸다.
심용석 씨는 "군에 입대할 때 독도 이슈가 많이 터져 독도경비대를 자원했다"고 했으며, 백덕열 씨는 "2012년 런던올림픽 때 박종오 선수가 독도 세리머리로 메달을 박탈당할 뻔한 것을 보고 지원했다"고 밝혔다.
이들에게 독도경비대 복무는 역사의식을 심어주고 향후 일본의 역사왜곡을 바로잡기 위해 힘을 합치자는 동지애를 다지게 한 계기가 됐다.
심 씨는 "군복무 시절 일본 정부가 독도와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망언을 쏟아내내는 것을 경험했고, 우연히 위안부 할머니 얘기를 다룬 애니메이션 '소녀 이야기'를 보고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제대 후 위안부 피해자인 이귀녀 할머니를 찾아 뵙고 성남 '나눔의 집'을 방문했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이 매주 진행하는 수요집회에도 참석했다.
그러던 중 이들은 미국 대륙횡단을 통해 미국 전역에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알리기로 뜻을 모았다고 한다.
심 씨는 "굳이 미국 대륙횡단을 선택한 것은 세계적으로 영향력이 있는 미국 언론매체들을 통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부각시키는 게 효과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3월부터 미국 대륙횡단 계획을 차근차근 준비했다. 부모님과 교수님, 주변 사람들이 건강을 걱정했지만, 이들의 결심을 되돌리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들은 이번 미국 대륙 자전거 횡단이 치기어린 젊은 애들의 민족주의로 치부되는 것을 우려했다.
백 씨는 "우리는 일본 사람들을 존중하고 일본 문화를 좋아한다"면서 "일본 전체를 비난하기 위한 도전이 아니라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일본군 피해자 문제를 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jongwoo@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5/06/26 06: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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