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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단절된 전통 금사제작 기술 되살렸다

기사입력 2015-02-11 07:20:00 기사수정 2015-02-11 07:50:54

조선시대 ´임원경제지´ 상의 수공 문직기 그림(위)과 복원한 수공 문직기. (문화재청 제공)© News1
고래시대 남색원앙문직금능의 복원 전(위) 후의 모습. (문화재청 제공) © News1
복원한 금사. (문화재청 제공) © News1


삼국시대부터 사용됐지만 조선시대에 단절돼 지금은 사라져버린 전통 금사 제작기술과 금사를 새겨넣는 전통 수공 문직기가 복원됐다. 기술 단절로 그동안 불가능했던 직금 유물의 원형복원이 가능하게 됐다.

문화재청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전통섬유복원연구소는 국내 최초로 전통 금사(金絲) 제작 기술과 직물 표면에 금사로 문양을 넣는 직금 제직(織金 製織) 기술을 복원하는 데 성공해 11일 처음 언론에 공개한다고 밝혔다.

이 전통기술은 국립문화재연구소에서 진행 중인 '문화유산융복합연구'의 하나로 4년(2011~2014년)에 걸친 연구를 통해 되살렸다.

삼국 시대로부터 고려 시대를 거쳐 조선 시대에 이르기까지 전통 섬유공예에 사용된 가장 장식성이 뛰어난 소재로 금사는 맨 아래에 놓이는 종이인 배지(背紙) 위에 접착제를 바르고 그 위에 금박이나 은박을 올려 일정한 너비로 재단해 만든다.

금사를 넣어 문양을 짜는 직금 기술은 직물에 기품과 화려함을 불어넣어 예로부터 의례용 복식뿐만 아니라 장엄용(莊嚴用) 직물의 제작에도 폭넓게 사용돼 왔다.

특히 고려 시대에는 직금 공예가 발달해 다량의 불복장(佛腹藏·사리를 비롯한 여러 물건을 불상 내부에 넣는 의식) 직금 유물이 발견되고 있으며 조선 시대는 출토복식과 궁중복식 등에서 수준 높은 직금 유물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1733년(영조 9) 문직기(紋織機·직물에 문양을 넣기 위해 사용하는 틀)의 사용이 금지된 이후 금사 제작 기술과 직금 제직 기술이 단절돼 지금까지는 직금 유물의 원형복원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통섬유복원연구소 연구팀에서는 연구 첫해인 2011년 문헌조사를 통해 전통의 금사 제작 체계를 밝혀낸 뒤 이듬해에는 한국·중국·일본의 금사 유물에 대한 과학적 분석과 기술 조사를 벌였다.

이어 2013년에는 금사 재현에 필요한 배지, 접착제, 금박 등의 최적 재료요건을 제시해 금사 제작에 성공했고 지난해에는 앞선 3년간의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전통 수공 문직기를 제작해 직금 제직 기술을 재현하는 쾌거를 이루어냈다.

특히 이번 연구를 통해 고려 시대와 조선 시대에는 전통 한지가 배지로 사용됐음을 확인해 당시 일본이나 중국과는 다른 우리 고유의 독자적인 금사 제작 기술을 보유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연구소는 설명했다.

또 직금 제직 기술 등을 적용하여 보물 제1572호 '서산 문수사 금동아미타불상'(1346년)의 복장 직물인 고려 시대 '남색원앙문직금능'(藍色鴛鴦紋織金綾·수덕사 근역성보관 소장) 등 직금 유물 3점을 복원하는 데 성공했다.

심연옥 전통섬유복원연구소장은 "이번 연구 성과는 섬유 문화재를 체계적으로 재현?복원할 수 있는 기반을 다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전통 직금 복식 분야뿐만 아니라 현대적 공예 기법과의 접목을 통해 전통문화의 다각적인 활용과 문화관광 자원화에도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부여=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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