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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신경숙, 일본 극우 작가의 소설 표절했다”

등록 :2015-06-17 13:57수정 :2015-06-17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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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이응준
소설가 이응준
이응준 작가 “신씨 소설 ‘전설’ 일부, 미시마 유키오의 ‘우국’ 번역본 표절”
“수차례 표절 시비에 대한 문단의 침묵이 한국문학의 참담한 타락 불러”
한국 문단을 대표하는 소설가 신경숙씨가 일본 소설가 미시마 유키오의 작품을 표절했다는 주장이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신씨의 표절 논란은 처음이 아닌데, 이번 주장은 신씨에 대한 의혹에 십수년간 침묵해온 한국 문단에 대한 정면의 문제제기이기도 해 파장은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미시마 유키오는 1970년 11월 자위대의 각성과 궐기를 외치며 할복자살한 대표적인 극우파다.

소설가이자 시인인 이응준씨는 16일 <허핑턴포스트코리아> 블로그에 쓴 ‘우상의 어둠, 문학의 타락’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신경숙의 단편소설 <전설>의 일부가 미시마의 단편소설 <우국>의 번역본을 표절했다고 주장했다.

미시마의 <우국>에서 “두 사람 다 실로 건강한 젊은 육체의 소유자였던 탓으로 그들의 밤은 격렬했다. (…) 첫날밤을 지낸 지 한 달이 넘었을까 말까 할 때 벌써 레이코는 기쁨을 아는 몸이 되었고, 중위도 그런 레이코의 변화를 기뻐하였다.”(<금각사, 우국, 연회는 끝나고> 233쪽, 1983)라는 문장이 신경숙의 <전설>에서는 “두 사람 다 건강한 육체의 주인들이었다. 그들의 밤은 격렬하였다. (…) 첫날밤을 가진 뒤 두 달 남짓, 여자는 벌써 기쁨을 아는 몸이 되었다. (…) 여자의 변화를 가장 기뻐한 건 물론 남자였다.”(<오래전 집을 떠날 때> 240~241쪽, 1996)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이씨는 이 대목을 제시하면서 미시아의 작품을 번역한 시인 김후란이“(이전 다른 이의 번역에서)‘사랑의 기쁨을 알았으며’라는 밋밋한 표현을 ‘기쁨을 아는 몸이 되었’다라는 유려한 표현으로 번역했다”며 “이러한 언어조합은 (…) 의식적으로 도용하지 않고서는 절대로 튀어나올 수 없는 문학적 유전공학의 결과물인 것이다. (…) 한 순수문학 프로작가로서는 도저히 용인될 수 없는 명백한 ‘작품 절도행위-표절’”이라고 밝혔다.

이씨는 “원래 신경숙은 표절시비가 매우 잦은 작가”라며 신경숙이 소설 <딸기밭>에 재미 유학생 안승준의 유고집 <살아는 있는 것이오>의 서문을 무단 사용한 일, 장편소설 <기차는 7시에 떠나네>와 단편소설 <작별 인사>가 파트리크 모디아노와 마루야마 겐지의 소설들 속 문장과 모티프, 분위기를 표절했다는 등 1999년 <한겨레신문> 지면 등을 통해 의혹 제기가 오갔던 일을 언급했다. 신 작가는 <딸기밭> 표절 의혹에 대해 출처 없이 사용한 것은 인정하고 사과했지만, 표절 혐의는 강하게 부인한 바 있다.

이씨는 표절 문제를 제기하는 이유에 대해 “신경숙은 단순한 베스트셀러 작가가 아니다. 신경숙은 한국문학의 당대사 안에서 처세의 달인인 평론가들로부터 상전처럼 떠받들어지고 있으며 동인문학상의 종신심사위원을 맡고 있는 ‘등등’의 요인들로 인해 한국문단 최고의 권력이기도 하다”면서 여러차례의 표절 시비에도 불구하고 문단의 침묵 속에 “한국문학의 참담한 타락을 가져오게 되었”다고 개탄했다. 이어 “지금 내가 이 글을 쓰고 누군가 이 글을 읽는다는 것은, 누가 누구의 흠결을 잡아내 공격하는 성격의 일이 정녕 아니다”라며 “한국문인들의 긍지를 회복하는 길이자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피눈물과 땀방울로 한국문학을 일궈낸 선배작가들과 독자들에게 사죄하려는 오늘의 한국문인들 모두의 모습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재성 기자 s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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