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母國 배우기 단기 교육’지원 재일동포 3세 박순리 씨

“제가 쓴 글을 통해 한국과 일본 국민이 서로 이해의 폭을 넓혔으면 하는 마음에서 한국을 찾게 됐습니다.”

재일동포 3세 저널리스트인 박순리(여·43·사진) 씨는 15일 문화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최근 한·일 관계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것은 양국 국민이 아직 서로에 대해 잘 모르고 관심도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한국어를 유창하게 익혀야 한국인과 한국 관련 자료들을 보다 정확하게 이해하고 좋은 글도 쓸 수 있다고 생각해 이번에 본격적으로 공부에 나서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어를 거의 하지 못해 이번 인터뷰는 일본어로 진행됐다.

박 씨는 국립국제교육원이 주관하는 ‘2015 재외동포 모국수학 단기2 교육과정’에 지원해 지난 1일부터 충남 공주시 공주대 한민족교육원에서 교육을 받고 있다. 8월 31일까지 3개월간 진행되는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어와 한국문화, 한국사 등을 배우며 한·일 관계에 대한 각종 자료 수집에도 나설 계획이다. 이번 연수 과정엔 박 씨 외에도 미국과 일본 등 8개국에서 온 23명의 재외동포가 참가했다.

박 씨는 특히 최근 일본에서 혐한(嫌韓) 분위기가 유례없이 높아지는 데 대해 인터뷰 내내 우려를 표했다. 그는 “최근 많은 일본인들이 신문과 TV방송, 인터넷 등을 통해 전보다 한국과 관련한 정보를 많이 접하게 됐지만 한국에 대해 왜곡된 시각을 담은 콘텐츠가 적지 않아 우려가 크다”고 한숨을 쉬었다.

그는 “일본언론이 연일 세월호 침몰 참사나 위안부 문제, 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 등을 언급하며 ‘역시 한국은 안 된다’는 식의 부정적인 보도를 이어가고 있어 한국에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는 일본인들이 늘고 있다”며 “양국 정부는 물론 민간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 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본다”고 조언했다.

그는 “저널리스트로서 앞장서 한·일 양국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담은 책을 출간해 우호 관계가 형성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고 싶다”고 강조했다. 박 씨는 한국어를 매개로 일본 이외의 지역에 사는 재외동포들과의 소통에도 적극적으로 나서 성과물을 내고 싶다고 의욕을 내비치기도 했다.

“연수기간 일본에 있을 땐 잘 몰랐던 고려인의 존재를 알게 됐고 세계 곳곳의 재외동포들의 삶에도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앞으로 한국어를 열심히 배워 한국에 와 있는 중앙아시아 동포에서부터 고려인, 멕시코 동포 후손 등 다양한 재외동포를 두루 취재해 책을 내고 싶어요. 다른 곳에 사는 동포들에 대한 이해가 넓어질수록 일본에서 이방인으로 살아가는 제 정체성 또한 보다 확실해질 것 같습니다.” 최준영·송동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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