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che) [단독] '만수르 회사' 한국에 2번째 ISD 공식 제기…론스타 사건과 쟁점 비슷

[단독] '만수르 회사' 한국에 2번째 ISD 공식 제기…론스타 사건과 쟁점 비슷

김지환 기자 baldkim@kyunghyang.com

입력 : 2015-05-21 14:13:21ㅣ수정 : 2015-05-21 14: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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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에미리트연합(UAE) 국제석유투자회사(IPIC) 자회사가 한국 정부를 21일 국제중재에 공식 회부했다. 한국 정부는 론스타에 이어 두 번째 투자자-국가소송(ISD)에 휘말리게 됐다.

미국 워싱턴에 있는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 홈페이지를 보면, IPIC의 네덜란드 자회사 ‘하노칼 홀딩 비브이’와 ‘IPIC 인터내셔널 비브이’(IPICI)는 20일(현지시간) “한국 정부가 한·네덜란드 투자보장협정을 위반했다”며 한국 정부를 상대로 ISD를 제기했다. IPIC는 아부다비 정부가 100% 지분을 보유하면서 세계 각국의 석유 관련 사업에 대한 투자를 목적으로 하는 법인이다. IPIC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시티 구단주이자 아부다비 국왕의 둘째 아들로 세계적 부호인 만수르 빈 자예드 알 나얀이 회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하노칼 등은 앞서 지난해 10월 박근혜 대통령을 수신자로 하는 중재 의향서를 한국 정부에 보내왔다. “2010년 현대중공업에 현대오일뱅크 주식을 팔 때 원천징수당한 세금을 돌려달라”는 것이다. 한·네덜란드 투자보장협정은 네덜란드 국적의 투자자가 한국 정부를 국제중재에 회부하기 위해선 6개월간의 냉각(협의)기간을 가지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노칼 등은 지난달 냉각기간이 종료되자 공식적으로 ISD를 제기한 것이다.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 홈페이지에 등재된 하노칼 ISD 사건.

1999년 말 현대오일뱅크 주식 50%를 취득한 하노칼은 11년이 지난 2010년 8월 보통주 4900만주(총 발행주식의 20%), 우선주 7350만주(총 발행주식의 30%)를 현대중공업에 1조8381억원에 팔았다. 이후 현대중공업은 하노칼에 매매대금을 지급할 때 매매대금의 10%인 1838억원을 원천징수해 국세청에 납부했다. 하지만 하노칼은 “한국과 네덜란드가 체결한 이중과세 회피 협약에 따라 한국에서의 과세가 면제돼야 한다”고 주장하며 원천징수액을 돌려달라고 국세청에 요구했다. 국세청이 거부하자 울산지법·부산고법에 잇따라 소송을 걸었지만 패소했고 현재 사건은 대법원 상고 중이다.

법조계에선 하노칼이 국내 법원에서 잇따라 패소하자 ISD를 선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론스타가 한·벨기에 조세조약에 따라 벨기에 기업은 한국 외환은행의 지분 매각으로 얻은 수익에 대해 한국에서 세금을 납부할 의무가 없으며, 벨기에만 독점적으로 조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과 유사하다. 하노칼의 법률 대리인은 론스타와 한국 정부 간 국제중재에서 론스타를 대리하고 있는 법무법인 세종이다.

송기호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변호사는 “한국 정부는 하노칼이 지난해 중재의향서를 보내왔을 때도 이 사실을 쉬쉬한 데 이어 공식적으로 두 번째 ISD가 시작됐음에도 이를 국민에게 알리지 않고 있다”며 한국 정부의 ‘ISD 밀실주의’를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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