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비싼 돈을 주고 해외에서 사들인 첨단 무기들.

지금 이 순간에도 하늘과 땅 그리고 바다에서 주어진 임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최첨단 기술로 제작됐다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부품 고장이 없을 수는 없겠죠.

그런데 예비 부품이 부족해서 수리가 지연되거나 임무수행에 차질이 빚어진다면 어떻게 될까요.

실제로 그런 일들이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과연 우리 군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오늘 뉴스플러스에서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전재호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우리 공군의 주력전투기 F-15K입니다.

한 대에 1억 달러, 약 1천억 원 넘게 주고 수입해 60대가 운용되고 있습니다.

20만 개의 부품이 들어간 첨단 무기지만 레이더나 피아식별장치 등 전자장비에선 예상치 못한 고장도 일어납니다.

문제는 여기에서부터 시작합니다.

핵심부품은 여유분이 별로 없고 미국 본토 제조사로 보내 수리하는 건 시간이 너무 걸립니다.

그래서 제3의 정비 방법, 동류전용이 나옵니다.

동류전용은 정비 중인 기체에서 정상작동하는 부품을 빼내 다른 기체에 장착하는 정비방법입니다.

지난 4년간 공군이 동류전용한 부품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F-15K에 집중됐습니다.

계획정비를 위해 세워진 10대의 F-15K 중에서 일부 부품을 나머지 50대 가운데 예기치않은 고장 부품과 바꾼 것으로 해마다 1백 건 가까이, 1대당 1.6회 동류전용이 이뤄졌다고 공군은 설명했습니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
"F-15K가 생산종료 직전의 모델을 도입했기 때문에 이미 예견됐던 일일 수도 있고요, 전시에 목표했던 작전을 다하지 못할 우려도 있습니다."

주력 전투기에서 발생해 전력 공백이 우려되는 이런 문제는 수년 전부터 지적돼왔습니다.

[김장수 의원/한나라당](2010년 국정감사)
"F15K 최신 전투기의 예비 엔진이 하나도 가동이 안 되고 또 벌써부터 동류전용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참 아찔합니다."

◀ 리포트 ▶

부품 부족 문제는 다른 첨단 무기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군이 4대를 보유하고 있는 공중 조기경보통제기 '피스아이'를 보겠습니다.

적기를 포착하고, 아군 전투기를 지휘통제하기 때문에, 피스아이는 공중의 전투 지휘사령부라 불립니다.

그런데 도입 4년 만에 이미 부품 25개가 단종됐습니다.

2018년까지는 보잉사와 대체 부품 공급 등을 위한 기술지원사업 계약이 체결돼 있지만 그 이후는 아직 대책이 없는 상황입니다.

공군도 이런 현실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제한된 예산으로 작전임무에 차질을 빚지 않기 위해서는 부품 돌려막기, 동류 전용은 어쩔 수 없다고 해명합니다.

전 부품을 100% 확보하려면 부품값은 물론, 인력과 시설을 더 보강해야 하기 때문에 예산이 급증한다는 얘깁니다.

[조성인 공군본부 군수참모부 1차장]
"적정 가동률 유지를 위해서 예산을 획득을 하고 획득된 예산을 효율적으로 쓰기 위해서 이렇게 동류전용을 하고 있는거죠."

한편으론 미군 F-15보다 우리 공군F-15K의 가동률이 높다며, 최대한 노력 중이라고 설명합니다.

하지만 부족한 예산을 탓하기에 앞서 무기 도입 계획 수립과 계약 단계에서부터 단종 예상 부품이 무엇인지 전력 공백 기간 없이 어떻게 부품을 조달할 것인지 수출국에 치밀한 대책을 요구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양욱 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
"기종을 선정하고 구매할 당시에 이런 부족분을 예상을 하고 유사 운용국과 공동 구매하는 방안을 미리 마련해 놓아야"

또 단종이 예상되는 핵심 부품은 반드시 기술이전 계약을 함께 추진해 국내 생산으로 대체하는 방법을 적극도입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MBC뉴스 박영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