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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 외교전쟁> ⑥전문가 진단

"능동외교 고민할 시점…남북관계 개선으로 지렛대 높여야"

(워싱턴·베이징·서울=연합뉴스) 노효동 이준삼 특파원 김효정 기자 = 국내 국제정치 전문가들은 우리 외교가 동북아의 구조적 변화 속에서 본격적인 전략 재정비를 모색해야 할 시점이라는 데 7일 대체로 인식을 같이했다.

특히 이런 변화의 근본 원인인 '미·중 대립구도'의 첨단을 걷는 우리에게는 국익 극대화를 위한 전략적 판단이 더욱 요구된다는 분석이다.

◇국내 전문가 "'능동외교' 해야 할 전환기" = 국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수동적·소극적·처방적' 외교에서 탈피해 우리 고유의 외교적 활로를 모색해 나가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특임교수로 재직 중인 최영진 전 주미대사는 "능동 외교를 해야 하는 전환기에 와 있다"며 "우리 전체의 숙제로서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중 대립구도에서 우리 외교의 전략적 공간에 대해 "과거처럼 수동적으로 기다리고 문제에 봉착해서 푸는 식으로 하면 공간이 없다"며 "우리 하기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박인휘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도 "주변국들이 짜서 제시하는 그림에 우리를 맞추려는 데 너무 익숙해졌다"며 "우리가 그린 전략에 다른 국가의 정책을 취사선택하려는 노력은 많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지금 정부 역시 미국과 중국 둘 중 하나를 양자 선택해야 한다는 외교적 부담감이 있는 것 같은데 미·중이 그리는 그림을 우리의 그림과 맞춰보고 국익을 극대화할 선택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우리 외교 고유의 '의제'인 남북관계 개선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남북관계를 개선해 나감으로써 미중 대립의 와중에 우리의 레버리지(지렛대)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 방향에 대해 "북한의 붕괴라는 비현실적 목표에서 벗어나 '공존'이라는 목표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며 "그 시작은 5·24조치의 유연한 운영"이라고 제언했다.

한국 외교 '위기론'의 직접적 계기가 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방미와 미일동맹 격상에 대해서는 현실에 입각한 냉정한 평가가 필요하다는 주문이 나왔다.

박인휘 교수는 "미일동맹이 가진 최근의 변화나 일본의 전략적 가치에 대한 미국의 평가를 우리가 정확히 평가하지 않았던 것"이라며 "우리 식으로만 세상을 봤던 것"이라고 말했다.

◇美中 전문가 엇갈리는 시각…'과거사 외교 벗어나야' 주장도 = 중국의 부상, 그리고 이에 대응하는 미일동맹의 격상과 관련해 우리 외교의 고민을 반영하듯 미·중 전문가들은 엇갈리는 시각을 보였다.

미국 워싱턴의 한반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한국이 미국은 물론 일본과의 안보협력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촉구가 나왔다.

특히 이들은 과거사 문제에 과도하게 초점을 맞추지 말고 중국의 부상과 북한의 위협이라는 공동의 '도전'에 대응하는 한·미·일 삼각공조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스콧 스나이더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은 "미국의 패권에 도전하고 미·일동맹의 약화를 노리는 중국에 대응하려면 한국과 일본이 안보적으로 더욱 가까워져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로서는 오바마 행정부가 중국과의 협력을 강력히 원하고 있는 만큼 한국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어느 한쪽을 반드시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그러나 만일 미래의 미국 행정부가 중국에 대한 견제와 균형전략을 추구한다면 갈등이 초래되고 한국의 선택을 강요하게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단기적으로 볼 때 어떤 나라도 미국만큼 한국에 혜택을 줄 수 있는 나라는 없다"고 강조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도 "미국은 북한과 중국으로부터의 점증하는 위협에 대응해 한국, 일본과의 동맹을 현대화하고 있다"며 "한국은 미·일 동맹의 격상을 환영하고 이에 적극 협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반면 중국의 한반도 문제 전문가인 스인훙(時殷弘) 중국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교수는 "(한국의) 미국과의 군사동맹 관계는 불가피한 것이나 한국 지도자는 한미동맹이 중국을 겨냥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갖고 있고 이는 매우 지혜로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동북아에서 '미일·중러' 대결구도가 고착될 우려에 대해 "중러 관계의 전략적 강화는 오랜 시간에 걸쳐 형성된 필연적인 것"이라며 "당연히 미국 겨냥이라는 의도도 포함돼 있지만 이것이 결코 (미국 혹은 미일 관계와) 대립 관계는 아니며 또한 중미 관계의 틀을 깨지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미국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한국이 '과거사 외교'에서 벗어나 일본과의 실용적 협력관계를 복원하는데 외교적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클링너 연구원은 "한국 정부의 과도한 과거사 초점 맞추기는 안보도전 과제의 해결을 어렵게 만들었고 워싱턴에 실망감을 안겼으며 스스로의 고립감을 키웠다"며 "올해 방미때 과거사 문제를 공식 의제로 삼아서는 안되며 21세기 이슈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kimhyoj@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5/05/07 09:18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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