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 왜 한국 식당은 없을까

수정: 2015.04.17 21:25
등록: 2015.04.17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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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위를 매기기 위해선 늘 반론을 전제해야 한다. 모든 것에 통용되는 기준이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거친 기준마저 없다면 우리는 정보의 망망대해에서 무작정 헤매야만 한다. 언제나 논란이 일지만 늘 우리를 유혹하는 순위는 그렇게 불가피하다.

음식에 순위를 매기는 레스토랑 평가 지표는 특히 더 논란의 대상이 되지만 우리는 여전히 미슐랭 스타나 레스토랑 순위에 솔깃한다. 요리가 트렌드의 핵심이 된 요즘은 더더욱 그렇다.

프랑스의 동명 타이어 회사가 선정하는 오랜 전통과 권위의 레스토랑 평가 지표 미슐랭은 여행지를 평가하는 그린 가이드와 식당을 평가하는 레드 가이드로 나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그린 가이드만 발행된다. 그러니까 한국 식당은 미슐랭의 평가대상이 되지 못한다는 얘기다.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의 피에르 가르니에는 미슐랭 최고 등급인 3스타를 받은 프랑스 파리 레스토랑의 분점이며, 임정식 셰프의 ‘정식당’은 미국 뉴욕의 분점이 2스타를 받은 것이다. 미슐랭 레드 가이드는 약 80명의 전문 심사위원이 비밀방문, 익명, 현장방문, 매년 업데이트, 협찬금지의 5대 원칙에 따라 심사해 별점 1~3개를 매기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와 달리 미국에서 시작된 자갓 서베이는 일반인 평가단이 온라인으로 점수를 매기는 시스템이다. 2010년 서울판이 런칭됐으나 발간이 중단됐다. 서울 시내 1,000여개 레스토랑 중 국내 전문가들이 선정한 약 300곳을 대상으로 일반인 4,000여명이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해 평점을 매기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만점은 30점.

점수가 아닌 순위 시스템으로 파격을 일으킨 지표는 영국 외식전문지 ‘레스토랑’이 주최하고 이탈리아 탄산수 산펠레그리노와 아쿠아파나가 후원하는 ‘월드 베스트 레스토랑 50’이다. 2002년에 생긴 역사가 짧은 지표지만, 미슐랭 가이드에 맞먹는 영향력을 행사하며 세계 미식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다. ‘다이너스 클럽 월드 베스트 레스토랑 50 아카데미’에 소속된 전세계 회원 900여명이 투표해 순위를 매기며, 성대한 시상식까지 열어 대중들의 관심을 사로잡고 있다.

‘아시아 베스트 레스토랑 50’은 ‘월드 베스트 레스토랑 50’이 너무 서구 중심으로 진행된다는 비판에 2013년 신설된 아시아 버전의 테스트다. 아시아에서 활동하는 셰프, 레스토랑 경영자, 유명 미식가, 해당 분야 저널리스트 등 300여명의 회원이 투표를 통해 선정한다. 올해 1위에 뽑힌 레스토랑은 태국 방콕의 인도 식당 ‘가간’이었다.

박선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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