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731부대, 세균 주입 후 실험자 열나면 좋아했다"

일본군의 생체실험을 묘사한 731부대진열관의 전시물. (사진=동북아역사재단 제공)
일본 의사와 학자 등이 2차 대전 중 벌어진 일본군 731부대(정식명 관동군방역급수부본부)의 생체 실험 등에 관한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본의 의료·보건업 종사자,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의사 윤리 과거·현재·미래 기획실행위원회'(이하 위원회)는 12일 일본 교토(京都)시 소재 지온인(知恩院) 와준(和順)회관에서 '역사에 입각한 일본 의사 윤리의 과제'라는 특별 행사를 열어 731부대의 생체실험 문제를 조명했다.

이 자리에서는 중국 하얼빈(哈爾濱)의 731부대가 주둔하던 현장 모습, 당시 부대에서 근무했던 이들의 증언, 관련 기록을 담은 영상이 상영돼 당시 생체실험의 참상이 고스란히 공개됐다.

영상에서는 소년병으로 복무했던 한 일본인 남성이 등장해 731부대에서 실험자들이 피험자의 몸에 균을 주입하고서 열이 나면 좋아했으며 빈사상태에 빠진 실험 대상자를 산채로 해부했다고 참상을 회고했다.

이 부대에서 복무한 또 다른 일본인은 페스트균을 공중에서 투하하는 등 인간이 할 수 없는 일이 전쟁 중에 벌어졌다고 증언했다.

곤도 쇼지 731부대·세균전 자료센터 공동대표는 731부대에 관한 자료가 거의 공개되지 않은 문제를 지적했다.

곤도 공동대표는 공개 요구에 대해 "일본 정부가 지금도 확인 중이라는 말을 할뿐"이라며 "어쩌면 731부대에 관해서는 미국과 일본 사이에 (관련 자료를 공개하지 말자는) 밀약이 있는지도 모르겠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중국인 유족이 낸 소송에서 도쿄지법이 세균전이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했음에도 일본 정부는 진실 규명에 전혀 의지를 보이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곤도 공동대표는 731부대에 관여한 의사 가네코 준이치(金子順一)가 전후 교토대에 제출한 논문 중에 페스트에 걸린 벼룩을 중국 각지에 뿌렸을 때의 살상 효과에 관한 내용이 담겨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유사한 자료가 전국 대학에 있을 가능성이 있으며 이를 토대로 진실 규명이 조금씩 진전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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