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현 軍비행장에 끌려가” 당시 위안소 위치도 첫 공개

일본이 2차세계대전 말기 경남 통영 출신 등 조선인 여성 20여 명을 나라(奈良)현 해군비행장 건설현장의 군(軍)위안부로 강제 동원했다고 일본인 전직 기자가 폭로했다. 이 인사는 강제 동원된 조선인들을 취재해 재구성한 비행장 건설현장 내 ‘위안소’ 위치도도 처음으로 공개했다.

일본 저널리스트이자 시민운동가인 가와세 ？지(68·사진) 씨는 10일 오후 통영시청 브리핑룸에서 ‘일본군위안부할머니와함께하는통영거제시민모임’ 주관으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통영지역 출신 등 10∼20대의 여성 20여 명이 일제강점기 당시 나라현 덴리(天理)시 야나기모토(柳本) 해군비행장 관할 안에 있는 군 위안소에 강제 동원돼 위안부로 노역을 당했다고 밝혔다. 가와세 씨는 지역신문 기자로 활동하던 1975년 8월 덴리시에서 재일 조선인 강정시(당시 67세) 씨 등을 대상으로 취재한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폭로와 함께 공개한 비행장 건설현장 취재노트에 그려진 위치도에는 해군시설부 아래 2곳에 ‘위안소(慰安所)’가 있었다고 그려져 있다.

가와세 씨는 취재 당시 진술을 토대로, 강제 동원된 조선인 위안부 여성들의 처절한 삶도 공개했다. 가와세 씨는 “위안부로 끌려온 여성은 20명 남짓으로 극한의 궁핍 상태에서 군사용 메틸 알코올을 마시며 배고픔을 견뎠고, 근처에 사는 재일 조선인 남성이 여성들을 구출해 1년간 숨겨줬다는 진술도 있다”고 강조했다.

통영 = 박영수 기자 buntl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