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일본 상호 신뢰도가 제2차 세계대전 종전 후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을 대 중국 봉쇄 첨병으로 세우려는 미국과 옛 점령국 힘을 빌려 국제사회 영향력을 높이려는 일본 정부의 상호 이해 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보인다. 정부 움직임에 따라 양국 국민들의 서로에 대한 호감 역시 돈독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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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를 방문한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오른쪽)이 8일 나카타니 겐 일본 방위상과 미·일방위협력지침 개정과 관련한 공동 기자회견을 마친 뒤 나카타니 방위상의 안내를 받고 있다. |
미국 여론조사 전문기관 퓨리서치센터는 최근 미국과 일본 국민 각 1000명을 상대로 ‘상대국에 대한 신뢰도’를 전화 설문조사한 결과 전후 70년 만에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7일(현지시간) 밝혔다. 미국인의 68%, 일본인의 75%가 상대를 신뢰한다고 밝혔다. 미국인은 1989년과 1993년, 1997년, 2015년 퓨리서치센터의 ‘공정무역 파트너로서의 일본’에 관한 질문에 각각 22%, 14%, 19%, 55% 신뢰도를 보였다.
반면 미·일의 대한·대중 신뢰도는 50% 이하였다. ‘한국을 신뢰한다’고 답변한 미국인은 49%였고 자국과 아시아 패권을 다투고 있는 중국에 대해선 30%만이 신뢰한다고 밝혔다. 일본인의 한·중 신뢰도는 더 낮았다. 21%가 ‘한국을 믿는다’고 답했고 중국의 경우는 7%에 그쳤다. 퓨리서치센터는 “최근 중국의 부상에 대한 미·일의 경계심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일본군 위안부나 강제징용 등 2차대전 당시 ‘일제가 저지른 전범행위에 대해 충분한 사과가 있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그렇다’고 답한 일본인은 48%, 미국인은 37%였다. 일본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정치·군사적 역할을 확대하는 것에 대해서도 미국인은 한·중과 상당한 인식차를 드러냈다. 미국인의 60%는 ‘일본 자위대가 아태 지역에서 더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답했지만 이에 동의한 일본인은 47%에 불과했다.
한편 일본과 관련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무엇이냐는 질문에 미국인들은 문화 분야 스시(98%), 산업은 자동차(52%), 역사는 2차대전(51%), 지리는 많은 인구(33%)라고 답했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