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어제 세월호 인양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실제 인양 작업이 어떻게 이뤄질 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인양이 결정되면 전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1만 톤 선박 통째 인양 작업이 될 텐데요.
어떤 방법으로 작업이 이뤄지는지, 최종 인양까지는 얼마나 걸릴 지, 궁금점을 정리해보겠습니다
세월호는 현재 약44미터 해저면에 좌현이 닿아 있는데요.
해양수산부가 검토 중인 방법은 크레인 연결, 수심 얕은 해역에 견인, 플로팅 독으로 인양, 이렇게 크게 세단계 입니다.
자세히 살펴볼까요.
먼저 선체에 크레인을 연결하기 전에 작업 과정에서 실종자가 유실되지 않도록 대형 그물망을 설치하거나 용접을 해 틈을 메워야 합니다.
세월호가 유속이 빠른 해역에 있기 때문에 반드시 필요한 작업입니다.
선체를 크레인에 연결하기 위해서는 배에 구멍을 뚫어 쇠사슬을 연결해야합니다.
체인 하나당 최대 200톤을 견딜 수 있는데요, 세월호에는 최대 100가닥이 필요합니다.
선체가 크레인에 연결되면 그대로 한번에 들어올리는 것이 아니라 좀 더 세심한 작업이 필요합니다.
실종자 수색을 위해 수심이 25~30m 되는 안전지대로 옮겨야 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1만 톤급이나 되는 대형 크레인 등 국내 최대 규모의 장비와 인력이 동원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견인하는 과정에서 무게 중심이 흔들리면 선체가 훼손될 위험이 있기 때문에 가장 어려운 작업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배가 안전한 곳으로 옮겨졌으면 해난구조대와 특수전부대를 투입해 실종자 9명을 수색합니다.
하지만 선체의 틈을 막는 작업이 잘 이뤄진다면 수중 수색 없이 곧바로 인양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습니다.
최종 인양은 플로팅 독을 투입해 이뤄집니다.
플로팅 독은 'U'자 모양의 인양선인데요.
선체를 통째로 떠올리듯 인양해 배수 작업을 하고 육지까지 이동하게 됩니다.
해양수산부가 검토 중인 이 방법은 사례가 비슷한 러시아 잠수함 쿠르스크호의 인양 방식을 참고한 겁니다.
하지만 쿠르스크호를 비롯한 해외 사례를 보면, 선체를 통째로 인양하지 않고 2등분 또는 4등분 해서 들어올리는 작업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지난 2011년 침몰한 뉴질랜드 레나 화물선은 선체가 4만 7천톤 급으로 무게가 세월호의 4배에 달하고, 침몰 해역의 수심도 56m로 더 깊지만 선체가 두 동강 나 있어 성공적으로 인양할 수 있었습니다.
세월호 인양이 결정된다면 최종 인양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요?
지난 2010년 폭침된 천안함과 비교해보겠습니다
먼저 천안함은 선체 무게가 1200 여톤, 세월호는 이것의 9배에 달합니다
또한 침몰 해역의 깊이와 유속도 차이를 보입니다
하지만 천안함이 22일 간의 작업 끝에 인양될 수 있었던 결정적인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폭침으로 두 동강 나 있었던 것이 인양 작업을 수월하게 했습니다.
이 때문에 1200톤의 배를 두번으로 나눠서 들어올릴 수 있었고,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배수가 이뤄졌습니다.
하지만 세월호는 통째로 인양해야 하는데다 외부 손상이 없어 자연배수가 어렵습니다.
또한 세월호가 인양 결정에만 1년 이상이 걸리고 있어 선체가 부식됐을 가능성이 큰데요.
해양수산부는 선체를 온전히 인양하기 위해 크레인 연결에만 6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작업할 수 있는 기간도 기상 상황에 따라 제한됩니다.
겨울철인 12월부터 1월, 태풍의 영향이 있는 7월부터 9월은 작업을 거의 불가능해 봄과 가을에 집중될 텐데요.
이렇게 따지면 1년 중 작업이 가능한 날은 최장 208일 정도 됩니다.
하지만 인양이 결정나도 입찰, 설계, 장비·인력 등 준비 기간이 필요해 착수는 빨라야 올가을이나 내년 봄 이후가 될 전망입니다
[인터뷰:허흥환, 세월호 실종자 가족]
"세월호 안에는 9명의 실종자가 아직 남아있다는 것, 그것을 포기할 수 없습니다. 정부와 대통령은 약속을 꼭 지켜주십시오."
그동안 세월호 인양에 대해 직접 언급을 자제하던 박근혜 대통령이 이번에 인양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힌 만큼 정부도 국민들에게 신뢰를 주기 위한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인터뷰: 최창렬, 정치평론가]
"실질적으로 세월호가 인양을 하게 되면 어떤 방법으로 인양을 해야 되고 국내에 그런 기술이 있는지 돈은 얼마가 드는지, 여기에 대한 진상규명을 할 수 있는지 없는지 이 부분을 세세하게 따지고 국민들한테 먼저 이야기를 해 줘야 되는 부분이거든요."
[인터뷰:윤희웅, 여론분석가]
"이런 중요한 국면에서는 정부가 책임을 지는 자세, 결정해 주는 자세 그리고 국민들을 설득해 주는 자세를 보여줌으로써 정부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 게 필요한 측면이 있다…"
정부는 일단 세월호 인양에 대한 기술적 검토를 마친 뒤 여론수렴을 거쳐 인양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입니다만, 대통령의 언급이 있었던 만큼 인양 가능성이 높은 상황입니다
세월호 참사 1주기, 이제 열흘도 남지 않았습니다.
아직도 실종자 가족들은 애먼 바다만 쳐다보고 있는데요.
정부의 조속한 기술 검토가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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