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얼마 전 소방관에 지급된 신형 방화복이 제대로 된 검사를 거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그래서 국가안전처가 방화복을 전량 회수했습니다. 그런데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방화복은 지급되지 않아 소방관들이 방화복을 빌려서 입고 있다고 합니다.
어처구니없는 방화복 빌려 입기 실태 고석승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한 소방서 차고에 부착된 장비 지침입니다.
불을 끌 때 신형 방화복을 입어야 하고, 2벌씩 제공한다고도 돼 있습니다.
하지만 상당수 소방관들이 방화복 부족 현상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소방관 A씨 : 지금 부족한 직원들은 기존에 있던 거 (구형) 재활용해서 입고 그렇죠. 3, 4년 전에 나온 것들을 창고에서 꺼내가지고 입는 거죠.]
지난 2월 국가안전처는 신형 방화복 1만9천여 벌을 전량 회수했습니다.
5천여 벌이 검사를 받지 않았기 때문인데, 미인증된 제품을 따로 구분할 수 없어 전체를 회수한 겁니다.
당장 방화복이 없는 소방관들은 여러 명이 한 벌을 돌려입거나 성능이 떨어지는 구형 방화복을 다시 입고 있습니다.
[소방관 B씨 : '옷을 줘야 출동을 하지 않냐'고 따졌더니 위에서 하는 말이 '돌려 입으라'는 거죠. 비번자꺼 입으라고 (하는 거죠.)]
구형 방화복의 경우 열 보호력이 떨어져 같은 온도의 화재에도 더 큰 화상을 입을 수 있습니다.
신형 방화복의 4배에 달하는 수치입니다.
그러나 예산 문제로 대체 방화복 지급에는 시일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돼 당분간 소방관들의 불편이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