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03.28 03:23
지난 26일 자정 무렵 일본 도쿄 시내 한국문화원에서 괴한에 의한 방화(放火) 사건이 일어났다. 화재 피해는 외벽이 그을린 정도에 그쳤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주일(駐日) 한국 공관을 직접 겨냥한 데다 일본 내 혐한(嫌韓) 시위가 갈수록 거세지는 상황에서 벌어졌다는 점에서 예사롭게 넘길 문제가 아니다.
요 몇 년 사이 일본 내 혐한은 한국인과 한국 문화를 공공연히 비하(卑下)하고 때론 폭력적인 모습을 보이는 단계에 이르렀다. 한국을 노골적으로 조롱하는 서적과 만화가 범람하고, 수백~수천명이 모인 집회에서 태극기를 밟고 지나가는 이벤트까지 벌어지고 있다. 재일교포가 경영하는 상점에 들어가 물리적으로 영업을 방해하는 일도 자주 일어나고 있다. 이번 방화사건은 병적(病的) 수준에 이른 혐한의 현주소를 여실히 보여준다
그러나 이보다 더 심각한 것은 이런 혐한 정서가 이제 일부 전문 시위꾼 차원을 넘어 일반인들 사이로까지 퍼져가고 있다는 점이다. 일본 내각부 연례조사에서 '한국에 대해 친밀감을 느끼지 않는다'는 응답이 2011년 36.7%에서 작년에 두 배 가까운 66.4%로 뛰었다. 일부 극단주의자들이 일으키는 사건들보다 이런 저변(底邊)의 기류가 훨씬 더 큰 문제다.
현재 한·일 관계는 자칫 혐한과 혐일(嫌日)이 서로 상승 작용을 일으키는 파괴적인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할 위험이 적지 않다. 서울에서도 반일(反日) 집회가 종종 폭력적 양상을 보일 때가 있다. 일장기 화형식을 하거나 4년 전엔 일본 대사를 향해 벽돌을 던지는 사건이 벌어졌다. 폭력적 방식으로 반일 정서와 분노를 표출하는 것은 결국 한국의 정당한 주장마저 일본 극단주의자와 같은 수준으로 떨어뜨리는 자해(自害) 행위일 뿐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금껏 일본 아베 내각의 과거사·독도 도발은 무책임한 정치인들의 잘못이지 일본 국민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그렇다면 집권 2년이 넘게 박 대통령과 이 정부가 일본 국민을 상대로 어떤 외교적 노력을 기울였는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말로는 일본 정부와 국민을 나눠서 생각해야 한다고 해놓고선 정작 일본 국민에게 한·일 우호협력을 바라는 한국민의 뜻을 전하는 대일(對日) 공공외교에서 손을 놓고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통령부터 일본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일본 국민과 직접 접촉하는 기회를 대폭 늘려야 한다.
아베 총리는 27일 한·일 정상회담 전망에 대해 "만난다거나 만나지 않는다는 것 자체를 협상 카드로 써서는 안 된다"며 "이게 나의 협상 자세"라고 했다. 한때 국제회의장에서 박 대통령을 따라다니다시피 하면서 회담을 요구하던 자세가 크게 달라진 셈이다. 다음 달 29일 일본 총리로는 처음으로 미국 상·하원 합동 연설을 하게 되면서 이제 한국은 안중에도 없다는 식의 오만함마저 느껴진다. 이런 아베 정권을 상대하기 위해서라도 일본 국민의 이해를 얻는 일이 더 중요해졌다.
요 몇 년 사이 일본 내 혐한은 한국인과 한국 문화를 공공연히 비하(卑下)하고 때론 폭력적인 모습을 보이는 단계에 이르렀다. 한국을 노골적으로 조롱하는 서적과 만화가 범람하고, 수백~수천명이 모인 집회에서 태극기를 밟고 지나가는 이벤트까지 벌어지고 있다. 재일교포가 경영하는 상점에 들어가 물리적으로 영업을 방해하는 일도 자주 일어나고 있다. 이번 방화사건은 병적(病的) 수준에 이른 혐한의 현주소를 여실히 보여준다
그러나 이보다 더 심각한 것은 이런 혐한 정서가 이제 일부 전문 시위꾼 차원을 넘어 일반인들 사이로까지 퍼져가고 있다는 점이다. 일본 내각부 연례조사에서 '한국에 대해 친밀감을 느끼지 않는다'는 응답이 2011년 36.7%에서 작년에 두 배 가까운 66.4%로 뛰었다. 일부 극단주의자들이 일으키는 사건들보다 이런 저변(底邊)의 기류가 훨씬 더 큰 문제다.
현재 한·일 관계는 자칫 혐한과 혐일(嫌日)이 서로 상승 작용을 일으키는 파괴적인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할 위험이 적지 않다. 서울에서도 반일(反日) 집회가 종종 폭력적 양상을 보일 때가 있다. 일장기 화형식을 하거나 4년 전엔 일본 대사를 향해 벽돌을 던지는 사건이 벌어졌다. 폭력적 방식으로 반일 정서와 분노를 표출하는 것은 결국 한국의 정당한 주장마저 일본 극단주의자와 같은 수준으로 떨어뜨리는 자해(自害) 행위일 뿐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금껏 일본 아베 내각의 과거사·독도 도발은 무책임한 정치인들의 잘못이지 일본 국민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그렇다면 집권 2년이 넘게 박 대통령과 이 정부가 일본 국민을 상대로 어떤 외교적 노력을 기울였는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말로는 일본 정부와 국민을 나눠서 생각해야 한다고 해놓고선 정작 일본 국민에게 한·일 우호협력을 바라는 한국민의 뜻을 전하는 대일(對日) 공공외교에서 손을 놓고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통령부터 일본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일본 국민과 직접 접촉하는 기회를 대폭 늘려야 한다.
아베 총리는 27일 한·일 정상회담 전망에 대해 "만난다거나 만나지 않는다는 것 자체를 협상 카드로 써서는 안 된다"며 "이게 나의 협상 자세"라고 했다. 한때 국제회의장에서 박 대통령을 따라다니다시피 하면서 회담을 요구하던 자세가 크게 달라진 셈이다. 다음 달 29일 일본 총리로는 처음으로 미국 상·하원 합동 연설을 하게 되면서 이제 한국은 안중에도 없다는 식의 오만함마저 느껴진다. 이런 아베 정권을 상대하기 위해서라도 일본 국민의 이해를 얻는 일이 더 중요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