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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5.03.18 18:52 수정 : 2015.03.19 00:42

우리나라 청년실업률이 월간 기준으로 1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정부 공식 통계가 나왔다. 통계청이 18일 발표한 ‘2015년 2월 고용 동향’ 자료는 심각한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청년층의 현주소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다.

통계청 자료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청년층(15~29살) 고용률이 소폭 높아졌는데도 실업률이 덩달아 올랐다는 점이다. 논리상으로는 취업자가 늘어 고용률이 올라가면 실업률은 떨어지는 게 맞다. 그런데도 두 수치가 동반상승했다는 건 애초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되다가 새롭게 일자리를 찾아 나선 사람은 늘어났지만, 정작 이들이 일자리는 구하지 못하고 있는 탓으로 보인다. 예전보다 더 많은 청년층이 구직 전선에 뛰어들었다가 거대한 채용 장벽에 막혀 고배를 마셨다는 뜻이다. 결코 반가워할 수 없는 신호인 셈이다.

전문가들 평가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현장의 취업 전문가들은 안정적인 정규직에 취업하고자 오랜 기간 준비하던 취업준비생들이 눈높이를 낮춰 단기 계약직 자리라도 찾아 나서는 추세를 반영한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어찌 보면 더 버틸 여유와 체력이 이제는 없다는 슬픈 소식이나 마찬가지다. 게다가 이들의 부모 세대에 속하는 50대 연령층의 경제활동참가율이 눈에 띄게 높아진 사실을 함께 미뤄볼 때, 전반적인 우리나라 가계의 경제여건이 빠르게 나빠지고 있다는 해석도 있다. 이쯤 되면 이번 통계청 자료가 우리 경제의 어두운 민낯을 그대로 비추는 거울 아닌가.

이제 정부도 서둘러야 할 때다. 물론 청년층의 고용불안을 단칼에 해결할 묘수를 찾는 게 말처럼 쉽지는 않다. 그럼에도 우리 정부의 움직임은 너무나 더딘 편이다. 특히 최저임금 인상 등 정부 스스로 밝힌 계획은 이른 시일 안에 현실화하도록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그나마 얻은 청년층 일자리의 질 문제에 견줘, 최저임금 인상의 효과는 청년층 생활안정에 도움을 줄 여지가 크다. 최저임금 적용 대상자는 지난해 기준으로 256만명 정도다. 이 가운데 98%는 직원 수 300인 이하의 중소기업과 음식점, 편의점, 주유소, 패스트푸드점 등이다. 지난 한 해 전체 청년 취업자의 19.5%가 1년 이하 계약직이었음을 생각해보면 시사하는 바가 크다. 17일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 대표와의 3자 회동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인위적 가계소득 증가가 아니라 일자리 주도 성장이 옳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아직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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