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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5.02.08 19:17 수정 : 2015.02.08 19:17

광복 70주년, 안중근 순국 105주년, 안중근 기념관 개관 1주년을 기념해 중국 흑룡강성 하얼빈시 환구극장에서 열린 뮤지컬 <영웅>의 공연 장면. 이날 1600석 객석을 가득 메운 중국인들은 중요 장면마다 큰 박수를 보내며 ‘동양평화’를 주창했던 안중근 의사의 희생에 경의를 표했다. 에이콤 제공

뮤지컬 ‘영웅’ 중국서 개막공연
영하 20도 추위 1600석 가득차
이토 저격 장면 우레같은 박수
만주벌판 기차·추격전 실감 나
안중근기념관 개관 1주년 기념
하얼빈시 장비 대여·체류 지원

“대한독립 만세~! 대한독립 만세~! 대한독립 만세~!”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뒤 ‘만세 삼창’을 부르는 장면에 이르자 객석에서는 우레와 같은 박수가 쏟아졌다. 한국 땅이 아닌 안 의사의 의거 현장 ‘하얼빈’에서, 그것도 중국 관객들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공연에서 벌어진 일이다. ‘아시아의 영웅’에게 찬사를 보내는 박수는 그 소리마저 경건했다.

안중근 의사의 삶을 다룬 한국 창작뮤지컬 <영웅>이 광복 70주년, 안중근 의사 순국 105주기, 안중근기념관 개관 1주년을 맞아 지난 7일 중국 흑룡강(헤이룽장)성 하얼빈시 국제컨벤션센터 환구극장에서 역사적인 막을 올렸다. 이튿날인 8일까지 총 3차례 이뤄진 공연의 서막인 이날 공연은 영하 20도에 눈발까지 날리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1600석 규모의 객석이 가득 찼다.

뮤지컬 <영웅>은 2009년 안중근 의거 100주년을 기념해 첫선을 보인 대형 창작뮤지컬로, 라이선스 못지않게 웅장한 규모와 작품성으로 한국 창작뮤지컬의 수준을 한 단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아온 작품이다. 2011년에는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 링컨센터 무대에 올라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이 작품은 우리 민족의 영웅인 안중근 의사의 삶을 다루면서도 그의 영웅적인 면모보다는 인간적인 모습에 초점을 맞췄다. 자신을 돕다 죽음을 맞은 중국 친구의 죽음에 오열하고, 숙명적 의거 앞에 마음속 불안함을 참지 못하고 신께 기도를 올리는 모습 등은 그 역시 평범한 인간이었음을 보여준다. 그런 그가 두려움을 이겨내고 ‘영웅’으로 거듭나는 이야기는 한국인들뿐 아니라 중국인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극중 안중근의 친구이자 만두가게 주인인 왕웨이가 독립군들에게 만두를 제공하는 장면에서 일부 중국어 대사가 나오자 객석에서는 웃음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또 만주벌판을 달리는 기차를 무대 위에 완벽히 재현한 장면, 독립군과 일본 경찰이 건물 사이를 누비며 추격전을 벌이는 장면 등은 웅장하면서도 박진감 넘치게 그려져 객석의 감탄을 자아냈다.

아내와 아이를 데리고 함께 공연을 본 톈위빈(42·하얼빈공업대학 교수)은 “한국처럼 당시 중국도 일본의 침략에 고통을 당하던 상황이었기에 작품을 보는 내내 공감이 많이 됐다”고 말했다. 어머니를 모시고 왔다는 직장인 장줘어(57)도 “안중근에 대해 어렴풋이 알고 있었는데 이번 공연을 통해 그의 삶을 잘 알게 돼 기쁘다”며 “조국을 위해 소중한 생명을 바친 그의 영웅적 행동에 존경심이 생긴다”고 소감을 전했다.

<영웅>을 제작한 에이콤 윤호진 대표는 “안중근 의사의 의거 현장인 하얼빈에서 <영웅>을 공연하기 위해 독립운동을 하는 마음으로 준비했다”며 “뜻깊은 2015년에 공연을 할 수 있어 꿈만 같다. 이번 기회로 안중근 의사의 업적이 널리 알려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는 바람을 밝혔다. 하얼빈 역에 안중근기념관을 개관할 수 있도록 도운 바 있는 하얼빈시는 이번 공연을 위해서도 장비대여 편의와 제작진 체류 비용을 제공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뮤지컬 <영웅>은 중국 공연에 이어 오는 4월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무대에도 오를 예정이다.

하얼빈/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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