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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위안부 만난 외교차관 "할머니 자존심이 우리 자존심"
(광주=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한일 양국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국장급 협의를 진행하는 가운데 조태열 외교부 2차관이 설 명절을 앞두고 6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시설을 찾았다.
조 차관은 이날 오후 경기도 광주 소재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거주 시설인 '나눔의 집'을 방문, 이곳에서 생활하는 위안부 피해자 5명을 만났다.
나눔의 집에 도착한 조 차관은 위안부 추모비에 윤병세 외교부 장관 명의의 꽃바구니를 올리고 묵념했다. 이후 할머니들 한 명 한 명에게서 일본군에 끌려간 가슴아픈 사연을 직접 들었다.
조 차관은 "금년이 광복 70주년이고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이라 양국관계뿐 아니라 한반도의 미래를 위해 역사적으로 아주 중요한 한 해"라며 "한일 양국이 할머님들의 문제를 포함해 모든 걸 올바른 역사인식 속에서 잘 풀어보려 애를 쓰고 있다"고 말했다.
유희남(86) 할머니는 "일본 아베는 아주 눈도 끔쩍하지 않고 있다"며 "세계적으로 힘을 쓰게끔 해서 저희들 죽기 전에 이 분하고 억울한 것을 풀어줬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강일출(87) 할머니도 "우리 모질게 당했다. 그 사람들이 죽으라면 죽는시늉을 해야 했다. 당한 일을 생각하면 눈물이 속으로 내려간다"며 "우리는 정부밖에 믿을 사람이 없다"고 울먹였다.
이옥선(88) 할머니는 "죽기 전에 사죄만 받게 해 달라"고 말했다.
할머니들의 고통스러운 증언을 고개를 끄덕이며 경청한 조 차관은 "할머님들의 자존심이 우리나라의 자존심이고 명예와 자존심을 되찾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한일 국장급 협의와 관련해 "지금까지 큰 진전은 없었지만, 올해가 아주 중요한 한 해니 양국이 새로운 마음을 갖고 문제를 잘 풀어보도록 노력을 하기 시작했다"며 "모든 가용한 채널을 동원해 이 문제가 단순한 한일 간 역사의 문제가 아니라 보편 인권 차원의 문제라는 것을 계속 홍보하겠다"고 밝혔다.
조 차관은 나눔의 집 방명록에 '어르신들의 용기있는 고백이 헛되지 않고 생존해 계시는 동안 명예를 회복하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적고서 할머니 한 명 한 명을 껴안고 위로했다.
나눔의 집 측은 조 차관에게 일본군 위안부를 다룬 동화책 '봉선화가 필 무렵'의 영문판을 전달했다.
조 차관의 이번 나눔의 집 방문을 포함해 외교부 고위 당국자들은 최근 명절을 앞두고 정례적으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시설을 찾고 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지난해 1월 설 명절을 앞두고 외교부 장관으로는 처음으로 나눔의 집을 찾았으며 지난해 9월에는 조태용 외교부 1차관이 추석을 앞두고 서울 마포구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쉼터인 '우리집'을 방문했다.
kimhyoj@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5/02/06 16:16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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