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성추행 교수 재판 "제자 치마 속에 손 넣고…"::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

서울대 성추행 교수 재판 "제자 치마 속에 손 넣고…"

기사등록 2015-02-06 14:48:26 최종수정 2015-02-06 15:02:37
【서울=뉴시스】임종명 기자 = 제자 상습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서울대 교수가 제자의 치마 속에 손을 넣어 하체부위를 쓰다듬고 만지기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대 강모(53)교수의 이같은 성추행 사례는 6일 오전 11시10분 서울북부지법 법정동 401호 형사9단독 박준석 판사의 심리로 열린 두 번째 공판에서 낱낱이 밝혀졌다.

강 교수는 지난 7월28일 국제학술대회를 준비하면서 대학원 인턴 여학생의 가슴을 포함한 신체를 만지는 등 2008년부터 지난 7월까지 제자 9명을 11차례에 걸쳐 상습 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강 교수는 주로 자신이 가르치던 대학원생과 학부생을 상대로 범행을 저질렀으며 자신이 지도교수를 맡은 교내 동아리 소속 여학생도 성추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에 따르면 강 교수는 3년여 전 진학상담을 위해 만난 제자 A양을 만나 술을 마신 뒤 집까지 데려다주게 됐다.

A양이 사는 아파트 단지 내를 함께 걷던 강 교수는 갑자기 A양의 얼굴을 끌어안고 뽀뽀를 하고 치마 속으로 손을 넣어 양 허벅지 안쪽부터 엉덩이까지 만진 것으로 조사됐다.

A양은 자신이 학생이며 부인도 있는 강 교수에게 불쾌감을 느껴 이후 강 교수를 다시 만난 자리에서 "사모님도 있는데 그런 행동하면 안되는거 아니냐"고 말했으나 A양에게 노발대발하며 화를 냈다고 조사과정에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제자 B양에 대해서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하는 술자리로 불러내 술을 많이 마셔 취한 척하며 B양의 왼쪽 허벅지에 자신의 오른손을 올려놓고 쓰다듬기까지 했다.

B양은 "놀라서 교수님 손을 밀어냈는데 교수님이 (제) 왼손을 잡고 끌어당겨 안길 뻔도 했다"며 "다른 사람들에게 잘 보이지 않아 눈치못챈 것 같지만 저는 당황해서 어쩔 줄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강 교수는 B양에게 일주일 동안 무엇을 잘못했는지 물어보는 등 문자를 계속 보내며 집착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함께 상담을 위해 불러낸 C양에게는 "나는 와이프가 1순위인데, 너는 0순위다" "남자친구와는 마주보는 것보다 옆에 있는게 낫다" 등 애인 사이에서 하는 말을 건네며 포옹 등의 추행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재판에 참여한 강 교수는 검찰의 증거조사 결과 낭독이 이어질 수록 고개를 떨구는 모습을 보였다.

두통이 오는 듯 머리를 부여잡기도 했으며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며 불안한 듯한 행동도 보여졌다.

강 교수의 변호인 측은 "피고인은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검찰의 증거조사 결과도 모두 동의한다"며 "공소사실 다툼으로 인해 피해자들에게 또 다른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이 교수생활하면서 제자 사랑하는 마음을 잘못 표현해 피해자들에 씻을 수 없는 피해를 줬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공소사실을 어떻게 다툴지 보다는 미안한 마음을 어떻게 전할 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한 변호인은 현재 피해자들을 일일히 만나며 합의를 조율 중이라며 다음 공판까지의 기간을 여유있게 잡아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이에 강 교수에 대한 3차 공판은 다음달 18일 오후 3시30분 401호 법정에서 진행되는 것으로 결정됐다.

한편 이날 재판에는 서울대학교 학부 학생들을 비롯해 대학원생도 참석했다.

한 대학원생은 재판이 끝난 뒤 "서울대학교 학부 총학생회와 대학원생 총협의회는 강 교수를 비롯한 서울대 교수들의 잇딴 성추행 사건에 대해 공동대책위원회를 구성키로 했다"고 말했다.

jmstal01@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