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지촌 국제망신]

● 앵커: 필리핀 여성들이 우리나라에서 감금된 채 윤락을 강요받았다면서 소송을 내기로 했습니다.

필리핀 정부가 대신 나설 예정인데 우리나라로서는 국제적인 망신을 당하게 됐습니다.

김혜성 기자입니다.

● 기자: 지난 6월 우리나라에서 강제 추방된 필리핀 여성이 남긴 일기입니다.

경기도 동두천의 유흥업소에서 여권을 뺏기고 폭력과 협박에 시달리며 윤락행위로 내몰리던 날들이 고스란히 기록되어 있습니다.

휴일이 없고 전화를 쓸 수 없으며 업주가 폭력을 휘둘러도 저항할 수 없다.

또 애초에 받기로 했던 월급의 10분의 1도 받지 못했다고 적혀 있습니다.

윤락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막상 알고 나서 느낀 절망감과 업주에 대한 증오, 또 한국인에 대해 느낀 불신과 원망도 절절하게 배어 있습니다.

특히 흉기를 휘두르는 업주의 협박과 꼼짝 못하고 며칠씩 갇혀 지내는 감금 생활에 대해서도 기록돼 있습니다.

필리핀 정부는 이들 여성이 입은 피해와 정신적 고통을 묵과할 수 없다며 한국인 업주를 상대로 소송을 내기로 했습니다.

● 본페리도(주한 필리핀 노무관): 한국인 업주들에게 외국인을 제대로 고용하고 대우하는 방법도 있다는 점을 일깨우려는 취지다.

● 기자: 우리나라로서는 인권 후진국가라는 국제적인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습니다.

MBC뉴스 김혜성입니다.

(김혜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