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 美 하원의원 "할머니들 정신·용기 제게도 큰힘"
"My sisiter, 보고 싶었어요. 사랑해요."
2007년 미국 하원 '일본군 위안부 결의안' 통과의 주역인 마이크 혼다(민주·캘리포니아) 의원이 20일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보금자리인 경기도 광주 '나눔의 집'을 찾았다.
미 하원의 위안부 결의안 통과를 계기로 2007년 11월 나눔의 집을 처음 찾은 후 2009년 8월, 2012년 8월에 이어 네번 째 방문이다.
외교부의 한미 의회인사 교류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17일부터 닷새 간 일정으로 방한 중인 혼다 의원은 바쁜 일정 속에서도 할머니들을 잊지 않고 찾아왔다.
오전 10시 20분께 도착한 혼다 의원은 먼저 마당에 있는 피해 할머니 추모비 앞에서 묵념을 했다.
생활관으로 자리를 옮긴 그는 위안부 결의안 채택을 위해 2007년 미 하원 청문에서 증언한 김군자(88)·이용수(87) 할머니를 비롯해 할머니들과 일일이 포옹하고 손을 맞잡으며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혼다 의원은 "다시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할머니들의 강한 정신과 용기가 저에게도 큰 힘이 되고 있다"며 "할머니의 용기와 정신은 전세계에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무엇이 잘못이고 잘못되고 있는지를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용수 할머니는 2007년 위안부 결의안 통과 직후 혼다 의원과 얼싸안고 한참 울었던 기억을 떠올리며 감사 인사를 건넸다.
이 할머니는 "일본은 꿈쩍도 안한다. 우리가 죽기만 기다리는데 더 오래 살고 있다. 우리와 200년을 같이 삽시다. 사랑합니다"고 거듭 감사를 전했다.
혼다 의원은 머리 위로 하트를 그리며 화답했다.
이어 할머니들은 군위안부 피해 이야기를 영문으로 엮은 '봉선화가 필 무렵' 책과 위안부 문제 해결을 염원하는 희망 팔찌를 혼다 의원에게 선물했다.
1시간여 동안 할머니들과 간담회를 한 혼다 의원은 국내 대학생들이 제작한 위안부 소녀의 피해상을 담은 10여분 분량의 애니메이션을 주말을 맞아 나눔의 집을 찾아 온 고교생 봉사자들과 함께 시청했다.
만화를 시청한 후 혼다 의원은 "한 사람이 아닌 모든 피해자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이 애니메이션을 복사해 가서 많은 분들과 나누고 싶다"며 할머니들의 정신과 용기에 존경을 보냈다.
그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유독 관심을 두는 이유가 궁금하다'는 한 학생의 질문에 "일본 정부가 잘못을 언젠가는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위안부 문제는 과거가 아니 현재와 미래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도 행해지는 여성 억압과 피해는 우리 모두가 멈추게 해야 한다"며 "같이 노력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간담회를 마친 혼다 의원은 나눔의 집에서 점심 식사를 함께 한 뒤 할머니들의 배웅을 받으며 떠났다.
나눔의 집에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 10명이 거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