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스 바흐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과 2020 도쿄하계올림픽의 경기장을 한국과 일본이 서로 나눠 치르게 할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 바흐 위원장은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사후 활용 가능성이 적은 경기장의 건설을 피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말했다.

IOC가 '한 국가, 한 도시' 개최 원칙을 깨겠다고 나선 것은 개최 희망 도시가 줄어드는 위기를 타개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2022대회만 해도 유력 도시들이 유치 신청을 포기하고 베이징과 알마티만 남았다. 막대한 경기장·기반시설 공사비는 올림픽 개최를 앞둔 도시에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 평창은 강원도와 중앙정부가 비용 분담을 놓고 첨예하게 부딪치고 있다. 도쿄도 재정난 탓에 신축 경기장 열 곳 중 세 곳 건설 계획을 취소했다.

일본올림픽위원회는 한국이 일부 분산 개최를 제의해 오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일본 언론에선 봅슬레이 등 일부 종목의 나가노 개최 전망을 내놓고 있다. 평창올림픽조직위는 경기장 재배치에 원칙적으로 찬성하면서도 평창에 적용하기엔 너무 늦었다고 보고 있다. 우여곡절 끝에 여섯 개 신설 경기장을 올 하반기 모두 착공했기 때문이다. 그렇다 해도 평창과 도쿄가 일부 종목을 나눠 치르면서 비용을 아낄 수 있는 현실적 방안이 있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가능한 한 많은 국민의 의견을 들어봐야 한다. 올림픽은 결국 국민 모두에게 세금 부담을 안긴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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