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che) 아사히신문 “위안부 문제 본질은 여성 존엄 유린… 과거 직시를”

입력 : 2014-08-05 21:37:17ㅣ수정 : 2014-08-05 23:11:49

: 일본

아사히신문 “위안부 문제 본질은 여성 존엄 유린… 과거 직시를”: 도쿄 | 윤희일 특파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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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일 유력지 1면 포함 3개면 보도 “강제성 분명… 일부 부정확한 보도 빌미 ‘사과 불필요’ 주장에 반대”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일본 사회에 널리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해온 아사히(朝日)신문이 5일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본질은 자유를 박탈하고 여성으로서의 존엄을 짓밟은 것”이라고 밝혔다.

아사히는 이날자 신문 1면 일부와 16·17면 전면을 할애해 기사의 의의와 그동안의 취재과정 등을 상세히 전하면서 “(일본은) 이런 과거의 역사를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 뉴저지에 7번째 위안부 기림비 미국 뉴저지주 유니언시티 리버티플라자에 미국에서 7번째 위안부 기림비가 세워졌다. 지방정부 주도로 세워진 이 기림비에는 한국과 중국, 대만, 필리핀 등지에서 수많은 여성들이 일본군 위안부로 강제동원됐다는 내용이 새겨졌다. 4일 위안부 피해자 이옥선 할머니(앞줄 맨 오른쪽)와 강일출 할머니(앞줄 오른쪽에서 세번째)가 참석한 가운데 제막식이 열리고 있다. 유니언시티 | AP연합뉴스

일본의 유력지가 위안부 문제의 역사적 진실을 정면으로 거론하고 나선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아사히의 이 같은 보도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이 군 위안부의 강제동원을 인정한 고노담화의 검증에 나서고, 우익세력들이 위안부 문제 자체를 부정하려는 움직임을 계속하고 있는 데 따른 대응으로 분석된다.

일본 우익세력의 ‘군 위안부의 강제연행은 없었다’는 주장에 대해 아사히는 “일본의 식민지였던 조선과 대만에서는 군의 의향을 받은 업체가 ‘좋은 일이 있다’고 속여 많은 여성을 모집하는 것이 가능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또 “군이 조직적으로 납치와 같은 연행을 한 자료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인도네시아 등 일본군의 점령하에 있던 다른 지역에서는 군이 현지 여성을 강제연행한 것을 나타내는 자료가 확인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국·대만과 인도네시아 등의 사례에서) 공통되는 것은 여성들이 본인의 의사에 반해 위안부가 된 강제성이 있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사히는 이날 기사에서 “‘2차 세계대전 때 제주도에서 다수의 여성이 강제로 끌려 갔다’는 일본인 요시다 세이지(吉田淸治)의 말을 바탕으로 쓴 기사는 사실을 뒷받침할 수 있는 증언 등이 확보되지 않았다”면서 “기사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일본 일부 언론과 우익세력은 그동안 “아사히의 이 기사는 확인되지 않은 것”이라면서 “위안부 문제는 날조됐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아사히는 “일부 부정확한 보도를 이유로 ‘위안부 문제는 날조’라거나 ‘위안부 피해자에게 사과할 필요가 없다’고 하는 주장에는 결코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스기우라 노부유키(杉浦信之) 아사히신문 편집담당은 1면 칼럼을 통해 “이웃과 미래지향의 안정적인 관계를 구축하는 데 위안부 문제는 피할 수 없는 과제 중 하나”라며 “우리는 앞으로도 변함없는 자세로 이 문제를 보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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