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승철 ‘그날에’. 사진제공 진앤원뮤직웍스
|
[더(the) 친절한 기자들]
한국, ‘정부 정책 비판’ 이유로 10만명 넘게 입국 금지
대만 환경운동가·일본 반핵단체 대표 등 공항에서 막아
‘이현령 비현령’ 출입국 조항…사유도 명확히 안 알려줘
“먼저 네 눈 속에서 들보를 빼어라 그 후에야 밝히 보고 형제의 눈 속에서 티를 빼리라.“(누가복음 6장 42절)
가수 이승철(48)씨가 독도에서 노래했다는 이유로 일본 입국이 거부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본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관련 기사 : 이승철 일본 입국 거부당해) 일본 정부가 “독도와는 관련 없다”고 발표했지만 일본 출입국사무소 직원이 ‘최근 언론에 나온 것 때문’이라며 이씨의 지난 8월 독도 방문을 언급했다고 하니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려워보입니다.
우리땅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며 이씨의 입국까지 막은 일본은 괘씸합니다. 하지만 일본으로선 ‘영토주권을 지키겠다’는 대의명분은 있습니다. 대의명분으로만 보자면 그렇다는 얘깁니다. 일본을 비판하는 잣대를 우리나라로 돌려보면 어떨까요? 한국 정부는 정부 정책을 비판한다는 이유 등으로 외국인들을 입국금지하고 있습니다. 2011년 7만6125명을 입국금지했는데 2012년에는 8만6408명, 지난해에는 10만명을 훌쩍 넘겨 가파르게 증가히고 있습니다.
일본 시민단체인 ‘포럼 평화인권환경’의 후쿠야마 신고(70) 공동대표는 지난해 5월15일 김포공항에서 입국 허가를 받지 못했습니다.( ▶ 관련 기사 : 5·18 행사 참석하려던 일본인 입국 불허) 후쿠야마 대표는 정부 의뢰를 받아 시민단체가 5·18 33돌 기념행사에 초청한 해외인사 중 한명이었습니다. 후쿠야마 대표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운동을 펼친 인물인데 지난해 북한을 방문해 위안부 피해자 지원을 약속하고 온 것 때문에 입국이 금지된 게 아닌지 추측하고 있습니다.
대만의 환경운동가 에밀리 왕(27)도 지난해 4월24일 인천공항에서 입국 금지 통보를 받았습니다.(▶ 관련 기사 : 외국 환경운동가 입국 거부 잇따라) 공항의 출입국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출입국관리법 11조 1항의 3·4호에 따라 입국 거부했다”고만 설명했다고 합니다. 그는 2011년 6월부터 제주 강정마을에서 제주해군기지 건설 반대운동을 벌였는데 이 활동 때문에 ‘미운털’이 박힌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4월19일에는 일본의 대표적 반핵운동단체인 ‘원자력자료정보실’ 공동대표인 반 히데유키(61)가 입국이 금지됐습니다. 교보생명 교육문화재단이 원자력자료정보실에 주는 ‘교보환경대상’을 대표 수상하기로 돼 있었는데 참석하지 못했죠. 상을 주겠다고 불러 놓고 집안에 들이지도 않고 내쫓은 꼴입니다. 2012년에는 그린피스 동아시아지부의 마리오 다마토 사무총장을 비롯한 그린피스 활동가 6명이 차례로 입국을 불허당했고 세계자연보전총회에 참여하려던 ‘세이브 더 듀공’의 우미세도 유타카 대표 등도 2012년 9월 입국하지 못했습니다.
|
지난해 4월19일 한국 정부에 입국 거부 당한 일본의 대표적 반핵운동단체인 ‘원자력자료정보실’ 대표 반 히데유키(61)씨.
|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