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한 신인 걸그룹이 독일 나치즘을 연상시키는 붉은 완장을 차고 무대에 선 뒤에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소셜미디어상에서는 이 완장이 독일 나치의 만자기(卍)를 연상시킨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달 초 경마공원에서 걸그룹 ‘프리츠’는 검은색 드레스를 입고 왼쪽 팔에 붉은 완장을 두르고 공연했다. 이 완장 가운데에는 흰 원이 그려져 있었고 그 속에는 x 문양의 검은색 십자가가 새겨져 있었다.
13일 이들의 소속사인 팬더그램 관계자는 이 걸그룹의 공연 전에 “그런 생각은 전혀 떠오르지 않았다”면서, 그같은 비유를 거부했다. 이 로고는 속도 제한 교통 표지판에서 착안해 만들어졌다. 십자가 직선 4개의 끝부분은 화살촉 모양인데, “네 방향으로 무한대로 뻗어나가고자 하는” 프리츠의 포부를 상징한다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들에 대한 트위터상의 반응은 대체로 부정적이었다. 많은 이들은 이 의상이 불쾌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한 트위터 사용자는 “프리츠 완장 마크랑 비슷한거 찾아보니까 Hungarian Nazis (Arrow Cross Party) 라는게 나옴”이라는 글을 남겼다. 헝가리의 극우 정당 화살십자당(Arrow Cross Party)은 인종의 순수성 이론에 동조하는 조직으로 1944년 말부터 몇 개월 동안 국가를 통치한 바 있다. 2차 세계대전이 종식된 후에 이 당의 지도자들은 소련에 의해 전범 혐의로 재판에 회부됐었다.
팬더그램 관계자는 회사가 로고 변경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최근 몇 년 새 다른 아시아 국가에서도 나치 상징을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대만 신베이 시 소재 한 이탈리아 음식점 운영자들은 올 초 ‘나치여 영원하라’ 라는 독일 소시지 메뉴명이 큰 물의를 빚자 사과했다. 당시 이들은 그 메뉴명 때문에 그처럼 엄청난 논란이 일게 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지난 2011년 태국 북부 치앙마이 소재 한 학교 학생들이 나치 군복을 입고 가장 행렬을 벌여 교사와 학부모들을 경악케 했다. 2010년에는 일본의 한 할인 체인점이 미국 소재 유대인 단체로부터 항의를 받자 나치 스타일의 파티 의상 판매를 중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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