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오동현 기자 =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대장균군 논란을 일으킨 동서식품 시리얼의 완제품에는 대장균군이 미검출됐다고 발표함에 따라 최근 본격화됐던 소비자 집단 소송 움직임의 향배가 큰 주목을 받게 됐다.
21일 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동서식품의 시리얼 반제품에서 대장균군이 발견됐고, 회사측은 이 사실을 식약처에 보고도 않은채 완제품을 생산한 혐의가 적발되면서 최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 시민단체들은 소비자 집단소송, 불매운동 등을 펼칠 계획이었다.
하지만 식약처가 사실상 동서식품에 면죄부에 가까운 솜방망이 처분을 내리면서 난항을 겪게 됐다.
식약처는 동서식품 시리얼 18개 전품목에 대해 총 139건을 수거검사한 결과 모든 제품에서 대장균군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21일 밝혔다.
다만 식약처는 동서식품이 자가품질검사 결과 부적합 사실을 보고하지 않고, 부적합된 제품을 다른 제품의 원료로 사용한 행위에 대해 식품위생법 제7조 제4항을 위반한 것으로 시정명령했다.
또 부적합 사실을 보고하지 않은 행위는 식품위생법 제31조 제3항을 위반한 것으로 과태료 300만원을 부과하도록 관할 진천군에 지시했다.
하지만 소비자 집단 소송을 준비하던 경실련은 21일 "피해자(소비자)들이 전혀 공감할 수 없는 행정처분"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경실련 관계자는 이날 "식약처는 문제가 터지니까 자가품질제도 개선을 한다고 한다. 너무 늦은 감이 있다"며 "교차 검증시스템·제도적 보완책 없이 사후 행정처분 강화나 조작방지만으론 근시안적이며 미완적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처벌이)300만원 과태료 부과로 그치면 안된다. 식약처 발표로 일반시민들은 동서식품 시리얼 제품에 문제가 없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잠깐 이탈 고객이 생기겠지만 다시 해당 제품을 먹게될 것이다. 동서식품도 이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문제점은 전혀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어떤 대장균이 자가품질검사에서 나왔는지, 그것이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투명하게 공개해야 하는데 그런게 하나도 없다"며 "정보공개 없이 제조과정과 검사결과를 믿으라고 한다면 어느 소비자가 공감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경실련 소비자정의센터는 오는 22일까지 유통판매 금지된 4개 품목 구매자 및 관련 피해사례를 모아 향후 법적 검토를 거쳐 소비자 집단소송 등을 전개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이날 식약처 발표에 따라 집단소송은 동력을 잃을 가능성이 커졌다.
경실련 관계자는 "처음 잠정 유통판매금지된 제품들은 특정 제조일에 한정돼 있어 조사과정에서 확대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오늘 식약처 발표로 문제가 없는 제품을 먹었다고 결론날 것이며 결국 소송도 못하게 될 것"이라고 성토했다.
이어 "검찰수사가 남아있기 때문에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식약처의 경우처럼 결론이 난다면 입증관계가 불가능해 소송이 불가능할 것이다. 이제는 검차 조사결과를 기다릴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더불어 "동서식품은 여전히 부도덕하고 반성하고 있지 않다. 2010년에도 시리얼 제품에서 동일한 위생 상 문제가 발생했음에도 별도의 자정노력을 하지 않았다"면서 "식약처도 잠정적이든 직접적이든 어떠한 피해구제 대안이 없는 것 같아 문제"라고 비판했다.
서울서부지검 부정식품사범 합동수사단은 지난 14일 동서식품 진천공장을 비롯해 16일 동서식품 본사와 인천 부평구에 있는 연구소를 압수수색해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자가품질검사' 등 관련 서류를 확보했다.
검찰은 현재 동서식품이 부적합 사실을 알고도 다른 제품의 원료로 사용한 행위에 대해서 수사 중이다. 수사결과에 따라 위법사실이 확인되면 행정처분 뿐 아니라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한편 이번 수거검사는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과 6개 지방식약청에서 진행됐으며 잠정 유통판매 금지된 '포스트 아몬드 후레이크', '그래놀라 파파야 코코넛', '그래놀라 크랜베리 아몬드' 제품뿐만 아니라 동서식품 진천공장이 생산한 모든 시리얼 제품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오레오 오즈'는 시중에 유통제품이 없어 검사를 실시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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