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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에볼라 비상령…기니 출신 1명 38.1도에 119 출동

부산=조용휘 , 손영일 기자

입력 2014-10-16 18:12:00 수정 2014-10-16 18:13:41

16일 오후 1시 벡스코 '2014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전권회의' 가상 회의장. 행사 참가자 20여명이 회의를 마치고 나오던 중 1명이 발열감지기에 감지됐다. 비닐장갑과 N95마스크를 착용한 발열점검요원이 대상자 A씨의 체온을 측정했다. A씨는 기니에서 입국한 참가자였다. 체온이 38.1도나 됐다. 곧바로 부산시 핫라인(051-888-4035)을 통해 상황실과 질병관리본부, 미래창조과학부에 긴급 보고 됐다. 동시에 의심환자에게 개인보호복이 지급되는 등 특별관리가 시작됐다.

해운대보건소 이송요원, 기동방역반, 해운대소방서 119구조대가 벡스코로 긴급 출동했다. 상황실에서는 격리병원으로 지정된 B병원장에게 의심환자 격리치료와 감염관리 시스템을 가동할 것을 통보했다.

보건소 이송요원과 발열점검요원이 일반인의 접촉을 막기 위해 A의 좌우와 뒤를 통제하면서 119구급차로 향했다. 구급차가 지정병원으로 출발한 뒤 기동방역반에서 행사장과 화장실, 대기실을 소독한 뒤 30여분 만에 상황이 종료됐다.

20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부산 해운대 벡스코에서 열리는 부산 ITU 전권회의에 에볼라 발병국적 참가자들이 부산을 대거 방문할 것으로 보여 보건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미국과 스페인 등지에서 에볼라 환자 및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에볼라 공포가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어 시민불안이 커지고 있다. 이번 회의에는 전 세계 193개국 정보통신 분야 장관급 인사, 책임자 등 3000여 명이 참가한다. 관련기업체와 관광객 등을 합치면 60여만 명이 부산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가운데는 세계보건기구(WHO) 관리대상국에 포함된 에볼라 발생국인 기니,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국적 28명과 WHO 관리대상국에는 제외됐지만 에볼라가 발병된 바 있는 세네갈, 나이지리아, 콩고민주공화국 출신 관계자 141명이 포함돼 있다. 참가 등록자 169명이 에볼라 발생국 관련 인사다. 당초 기니는 18명이 등록을 했지만 7명에 대해 비자발급이 안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부산시는 벡스코에는 발열 감지기 5대를 설치하고 별도의 의무실을 운영한다. 관리대상국 참가자에 대해서는 별도의 숙소를 마련한 뒤 매일 오전 8~9시 관리요원이 숙소에서 직접 체온을 측정하는 등 건강상태를 확인한다. 환자발생에 대비해 2개 병원에 6개 격리병상도 확보했다. 15일부터는 시와 16개 구·군 보건소에 에볼라 상황실을 설치해 비상근무에 들어갔다. 16일에는 질병관리본부와 합동으로 벡스코 일원에서 에볼라 발생 모의훈련을 실시했다.

한편 '부산 에볼라 비상령'의 불똥은 서울 여의도 정치권에까지 옮겨붙고 있다. 지역에선 부산에 지역구를 둔 정치인들에게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부산시청 홈페이지에는 회의 개최에 항의하는 부산시민들의 글이 빗발치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새정치연합 조경태 의원(부산 사하을)은 12일 성명을 내고 대회 연기를 주장했다. 같은 당 문재인 의원(부산 사상)도 13일 트위터에서 "정부는 분명한 안전대책을 밝혀 국민이 걱정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새정치연합 부산 출신 배재정 의원(비례대표), 박재호 부산시당위원장은 15일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새누리당 부산시당은 정부관계자들을 불러 대책 마련을 논의하기로 했다. 새누리당은 김무성 대표(부산 영도)가 중국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는 대로 부산을 방문해 현장을 챙기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정부 행사이고 외교적 문제까지 걸려 있어 대회 취소를 요구하기 곤란하지만, 그렇다고 지역민심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는 난처한 상황"이라고 답답해했다.

부산=조용휘 silen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손영일 기자scud200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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