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외무성이 일본군의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기술해놓은 글을 홈에이지에서 삭제했다.

일본 외무성은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배상금을 지급하는 민간기금 '아시아여성기금' 모금에 동참할 것을 호소하는 글을 10일 홈페이지에서 삭제했다. 발기인 16명이 1995년 7월 18일 발표한 이 대국민 호소문은 그동안 일본 외무성 홈페이지 '역사인식' 코너에 게시돼 왔다. 호소문은 “수많은 여성을 강제적으로 위안부로 만들어 군에 종속시켰다”며 “이는 여성의 근원적인 존엄을 짓밟는 잔혹한 행위였다'고 위안부 제도의 강제성과 반인도적 성격을 인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일본 외무성이 이같은 아시아여성기금 호소문을 삭제한 것은 지난 6일 일본 차세대당의 야마다 히로시(山田宏) 간사장이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문제가 있다“고 문제 제기를 제기하고,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무장관이 삭제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삭제된 글은 ‘여성을 위한 아시아평화국민기금’ 모금을 호소하는 것으로, 일본 정부의 공식 문서는 아니지만, 외무성은 과거의 경위를 소개하는 관점에서 열람이 가능하도록 홈페이지에 게재해왔었다.

호소문 삭제는 최근 아사히(朝日)신문이 군 위안부 문제 관련 과거 기사를 삭제한 것을 계기로 극우 세력이 일본 정부의 책임을 부정하고 나선 것과 흐름을 같이 하고 있어 위안부 문제를 둘러싼 한일 양국간 갈등은 더욱 첨예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은 위안부 강제성과 관련해 지난 2007년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1차 내각 때 ”정부 발견 자료 중에는 군이나 관헌에 의해 강제연행을 지시한 것과 같은 기술은 없었다“는 답변서를 각의에서 결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