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 중이던 모리 전 일본 총리는 지난 20일 청와대를 방문, 이를 접견하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한일정상 회담을 바라는 아베 일본 총리의 뜻을 전하고 내년부터는 새로운 두 나라 관계 정립을 희망했다고 한다. 지금 같은 한일 관계의 비정상은 시인한다. 양국의 새 관계정립은 필요하고 또한 절실한 문제다. 때마침 박 대통령은 캐나다와 미국을 순방 중이다. 특히 캐나다 방문은 수교 50년의 신뢰를 바탕으로 새로운 50년을 담보할만한 경제 과학분야의 활성화를 도모할 정도다. 일본에도 우호의 선린관계 확립에 인색할 생각은 조금도 없다. 그러나 아베 정권에선 아무래도 좀 어려울 것 같다. 박 대통령이 이 자리에서 언급한 것 처럼 진정성 여부가 문제다.
대화의 진정성은 과거의 역사 인식으로 시작된다. 그런데 아베 일본 총리는 동북아는 물론이고 동남아까지 침략한 제 2차대전 전범들을 영웅시 할 뿐만 아니라 침략행위에 우월감마저 가져 나치의 과거사 속죄에 진솔한 독일과 대조를 이룬다. 그리고 억지 소리인 독도 영유권을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등 망발을 일삼고 있다. 고노담화를 왜곡, 피해자가 엄연히 살아 있는 위안부 문젤 부인 했다. 여기에다 군국주의 과거사를 동경하듯이 일본의 평화헌법에 집단 행동권을 재해석, 자위대의 전쟁 참여 구실을 안겼다.
그렇다 해서 일본 국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것도 아니다. 지식층 일부에선 아베의 행보에 많은 우려를 하고 있다.
일본에 대해선 같은 피해자인 중국 역시 아베를 좋게 안 보고 있다. 북 녘과 잘해 보려고 대북제재 일부를 멋대로 풀며 납치자 문제로 베이징회담 등을 서둘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다. 결국 아베 정권의 일본은 동북아 국제사회에서 고립되고 있는 것이다. 아베 일본 총리는 그 고립을 면할 의향으로 정상회담을 타진했지만 아베 자신이 역사인식을 바로 잡는 표명 없이는 점점 더 해 전 세계적 고립을 면치 못할 것이다. 아베의 보행을 흔히 극우로 말하는 건 잘 못이다. 국수로 표현돼야 한다. 시류에 어긋난 국수주의 인식에서 탈피해야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