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키 크는 주사’로 알려진 성장호르몬제(소마트로핀) 시장이 크게 성장하는 가운데, LG생명과학과 동아ST의 선전이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기관 IMS헬스코리아 자료에 따르면 국내 성장호르몬제 시장은 2011년 약 554억원대에서 2012년 670억원, 2013년 733억원으로 연평균 15%씩 성장했다. 국내에 성장호르몬을 유통하는 제약사 중 국내사는 LG생명과학과 동아ST, 대웅제약, 다국적 제약사는 독일머크, 화이자, 노보노디스크 등이 있다.

전체 매출이 아닌 표본이 되는 패널의 실적을 기초로 매출을 잠정 집계하는 IMS헬스코리아 자료의 특성상 전체 시장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파악한 2012년 성장호르몬제 공급금액이 685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같은 수치는 크게 틀리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 LG생명과학 ‘유트로핀주’(왼쪽)와 동아ST ‘그로트로핀-II’

LG생명과학·동아ST 시장 점유율 60% 달해

특히 국내 제조사인 LG생명과학과 동아ST의 시장점유율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 LG생명과학 성장호르몬제(유트로핀, 유트로핀 플러스, 디클라제 등)의 매출은 208억원, 동아ST 성장호르몬제 매출은 102억원으로 양사 합산 매출이 전체 시장의 56%에 달했으며, 2012년 양사 매출(233억원, 158억원)의 시장점유율은 58%, 2013년 양사 매출(354억원, 177억원)의 시장점유율은 59%에 달했다.

▲ 2011~2013년 성장호르몬 시장 현황

특히 LG생명과학은 수출까지 합산한 매출(사업보고서 기준)이 2011년 438억원, 2012년 510억원, 2013년 488억원에 이른다. 이 같은 매출 성과는 LG생명과학의 성장호르몬 제품들의 가격이 유일하게 바이알(유리병) 형태로 제조돼 타사 제품에 비해 저렴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타사 제품들은 대부분 펜타입을 차용하고 있다.

성장호르몬제의 처방 비용은 급여 시 약 240만원(본인 부담금/1년기준), 비급여시 약 1000만원(1년 기준)이고, 투약기간은 6~10년에 이르러 가격이 제품 선택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

LG생명과학 관계자는 “아무래도 바이알 형태 가격이 펜타입 제품들보다 저렴한 것은 사실이며, 비급여 처방이 많다 보니 가격이 민감하게 작용할 수 있다”며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장기투여 임상 결과와 1주일에 1번만 투여하는 서방형 제제(유트로핀플러스) 등의 개발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낸 것 같다”고 말했다.

위의 두 제품을 제외한 대웅제약 ‘케어트로핀’과 머크 ‘싸이젠’·화이자 ‘지노트로핀’·노보노디스크 ‘노디트로핀’ 등 다국적 제약사들의 합산 매출은 2011년 245억원에서 2012년 250억원, 2013년 302억원으로 성장했다. 다국적 제약사 중에는 머크의 매출이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급여 처방 증가 시장 확대에 더 큰 영향

성장호르몬제 시장의 성장은 비급여보다는 급여 처방에 더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 2011~2013년 상반기 성장호르몬 처방 추이

새정치민주연합 이목희 의원실에 제출된 심평원 자료에 따르면 성장호르몬제 처방 건수는 2011년 1만4115건에서 2012년 2만1381건, 2013년 상반기에만 1만2525건으로 증가했으며, 처방 인원 역시 2011년 2987명에서 2012년 4200명, 2013년 상반기에만 3927명으로 급증했다.

심평원에서 파악한 성장호르몬제의 공급금액이 2012년 685억원이고, 같은 해 건강보험공단 청구된 금액이 234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성장호르몬 매출의 약 67%가 비급여 처방을 통해 발생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급여 적용 대상은 소아는 성장호르몬결핍증, 터너증후군, 만성신부전, 프라더윌리증후군(동아ST ‘지노트로핀’만 해당), 누난증후군(노보노디스크 ‘노디트로핀 노디렛’만 해당) 등이며, 성인은 성장호르몬결핍증 환자가 급여 적용 대상에 해당된다. 가족형 저신장이거나 체질성 성장지연인 경우는 주로 비급여로 처방된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 같은 시장 성장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지난 2010년 12월 프랑스 SAGhE(연구원 컨소시움)에서 “소마트로핀을 투약한 자가 일반인에 비해 사망률이 약 30%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함에 따라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유럽의약청(EMA), 미국 식약청(FDA)이 소마트로핀 사망률 위험에 대한 안전성 평가에 들어간 바 있다.

부작용도 2008년에 2건이던 것이 2013년 1~9월 67건으로 늘어났다. 유해 사례로는 발진, 척추기형, 시각이상, 사경 등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외모를 중시하는 우리나라 사회에서 성장호르몬제의 시장 성장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