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이 직접 위안부 문제를 언급한다면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을 텐데…"
오는 18일 서울 명동성당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집전하는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86) 할머니가 참석한다. 이 할머니는 대구지역 위안부 피해자 5명 가운데 유일한 가톨릭 신자다.
7일 오전 대구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 건립 현장에서 만난 이 할머니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는데 여성부를 통해 초청받았다"며 "천주교인으로서 교황을 만날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이어 "교황이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의 사과를 요구한다면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며 "전 세계인들이 위안부 문제에 대해 알게 된다는 것만으로도 큰 성과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 "교황을 만나면 어떤 말을 꺼낼지 고민"이라며 "개인적인 의견을 전달하는 것보다 경기도 광주의 '나눔의 집'에 있는 다른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과 함께 의논해 결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1928년 대구에서 태어난 이용수 할머니는 17살에 대만의 위안소로 끌려가 성노예 생활을 강요당하다 해방 후 귀국했다. 25년 전 대구 신암성당에서 세례를 받았다. 현재 포항 죽도성당에 교적을 두고 있다.
이 할머니는 매주 수요일 서울 일본 대사관 앞에서 열리는 수요집회에 참여하고 외교통상부 앞에서 대일협상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하는 등 국내·외에 위안부 문제를 알리기 위해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 할머니는 "살아 있을 때 일본이 사죄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며 "죄는 미워도 사람은 미워하지 않는다. 대화를 통해 문제가 해결된다면 사이좋게 지내지 않을 이유가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시민단체 주도로 건립되고 있는 대구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에 대해서는 "젊은 세대들이 과거를 잊지 않고 동참해 주니 기쁘다"며 "위안부에 대한 기록과 증거를 수집해 나가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오는 13일과 14일 이틀간 대구 동성로 야외무대에서 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시민모임 주최로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 공동행동' 행사가 마련된다.
또 기림일 당일인 14일에는 동성로 일원에서 같은 단체의 주최로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제5회 평화와 인권을 위한 대구시민걷기대회'가 열린다.
【대구=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