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11일 예정… 호텔측 항의 시달려주한 일본 대사관 주최로 11일 자위대 창립 60주년 기념행사가 열릴 예정이었던 서울 중구 을지로 롯데호텔이 10일 일본 대사관 측에 행사 진행 취소를 통보했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행사 내용을 정확히 파악 못하고 진행을 해 국민 여러분에게 심려를 끼쳤다”며 “물의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파악해서 바로 대사관 측에 연락해 취소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1년 전인 지난해 7월 일본 대사관으로부터 행사 예약을 받았지만 행사 목적과 내용까지는 자세히 파악하지 못했다”면서 “행사를 강행할 경우 투숙객들의 불편함도 초래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행사 취소를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고노 담화 검증, 집단자위권 행사 허용 등으로 한일 관계가 극도로 냉각된 가운데 일본 대사관 측은 최근 국내 정관계 및 경제계 인사, 주한 외국대사관 관계자 등 500여 명에게 자위대 창립 60주년 행사 초청장을 보내 논란을 빚었다.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공개적으로 일본 자위대 창설 기념행사가 열린다는 사실이 10일 본보 보도로 알려지자 많은 시민들은 분노를 금치 못했다. 누리꾼들은 “이 행사에 참석하는 국내 정치인들은 모두 엄벌에 처해야 한다”거나 “일본은 여전히 식민 지배와 침략의 그릇된 과거사를 반성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념행사 장소로 예정됐던 롯데호텔에는 수많은 항의 전화가 빗발쳤다. 행사를 강행하면 호텔을 폭파시키겠다는 섬뜩한 협박도 있었다.
행사는 당초 11일 오후 6시 반 롯데호텔 3층 사파이어볼룸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취소된 행사가 어디서 열릴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