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않을게요" 軍위안부 문제 다룬 뮤지컬 '꽃신'>
"이렇게 당신을 지켜줄게요. 걱정 말아요. 그대. 이렇게 당신을 잊지 않을게요. 울지 말아요. 그대."(엔딩곡 '노란 우산' 중)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다룬 뮤지컬로 관심을 모으며 내달 4일 첫 공연을 앞둔 '꽃신'의 제작보고회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렸다.
'꽃신'은 일제 강점기 말인 1944년, 사랑하는 남성과 결혼을 약속했으나 군 위안부로 강제동원돼 인생을 짓밟힌 순옥이 해방 후 고국으로 돌아와서도 과거의 상처 속에 힘겨운 인생을 살아간다는 내용이 줄거리다.
올해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의 창작 지원작으로 선정되기도 한 이 작품은 출연료가 없는 '재능기부' 출연임에도 오디션 신청자가 340명에 이르고 오디션 정보 사이트 조회수 최고기록을 경신하는 등 공연 전부터 큰 관심을 모았다.
이날 제작보고회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쉼터 '나눔의 집'이 있는 경기도 광주시를 지역구로 한 새누리당 노철래 의원실 주최로 열렸다.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10여명이 참석했고, '나눔의 집'에서 생활하는 이옥선(88)·이옥선(87)·강일출(86), 박옥선(90), 정복수(98) 할머니도 자리를 함께했다.

노 의원은 인사말에서 "색동옷을 입고 꽃신을 신고 천진난만하게 뛰어놀아야 할 15~17세에 우리 할머니들이 아무것도 모르고 끌려가셨다. 꽃신은 할머니들의 가슴에 응어리진 한"이라며 "이 작품이 5천만 국민에게 '지금까지 60여년간 뭘 하고 있었나'라는 큰 울림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노웅래 의원은 "이렇게 우리 할머니들이 눈 크게 뜨고 계신데도 '일본의 식민지배는 주님의 뜻'이라고 얘기하면 얼마나 황당한가. 더구나 할머니들의 피해가 사과할 일이 아니라고 얘기하면 더욱 부아가 나서 참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최근 문창극 총리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을 꼬집었다.
'꽃신'은 '마리아 마리아' 등 여러 뮤지컬 작품에서 뛰어난 연기를 선보인 강효성을 비롯해 정찬우, 서범석 등 쟁쟁한 배우들이 주연을 맡았다. 뮤지컬배우 겸 가수 윤복희와 중견배우 김진태도 출연한다.
일본인 여군 역을 맡은 윤복희는 "제가 (나눔의 집이 있는) 경기도 광주에 사는데 할머니들을 찾아뵙겠다"며 "역할 때문에 부담이 크지만 할머니들의 아픈 마음과 상처를 모두 알릴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서범석은 "세상에는 돈이 중요한 일도 있지만 나를 칭찬해줄 수 있는 작품을 만나는 것, 그런 일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본다"며 "가슴 뜨겁게 할머니들을 위로해 드릴 수 있다는 그 마음 하나로 작품에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꽃신'은 7월 4~6일 대구 수성아트피아 용지홀, 25일~8월17일 서울 마포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공연 수익금 절반은 나눔의 집에 기부한다.
이날 참석한 위안부 피해자 이옥선(87) 할머니는 "예전에는 참 외로웠는데 이렇게 젊은 사람들이 공연까지 마련해줘서 마음에 위로가 많이 된다. 고맙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pul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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