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을 추적 중인 검찰이 11일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본산인 경기 안성시 금수원에 재진입해 압수수색 및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지난 5월 21일 금수원에 처음 진입한 이후 21일 만이다.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검사)은 경찰의 협조를 얻어 이날 오전 8시 40개 기동중대 4000여 명을 금수원 정문을 통해 투입, 유 전 회장 도피의 핵심 조력자로 알려진 일명 신 엄마(여·64)와 김 엄마(여·59) 등에 대한 체포작전에 돌입했다. 검찰 관계자는 “유 씨 부자와 도피 협력자 등 체포영장이 발부된 이들의 검거가 목적”이라며 “총본산인 금수원을 무력화시키면 전국적인 도주 기획은 어려워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수원 재진입을 통해 검찰은 ‘두 엄마’와 함께 유 전 회장 도피에 중요한 역할을 한 이석환(64) 금수원 상무 등 체포영장이 발부된 10여 명에 대한 검거를 1차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 외에도 범인은닉·도피 혐의를 받고 있는 신도들의 신원이 확인되면 긴급체포한 뒤 사후 영장을 청구할 계획이다. 오전 10시 30분 현재 구원파 신도 임모 씨 등 3명이 체포됐고, 1명은 검찰의 수색을 방해한 혐의로 긴급체포됐다.

검찰은 금수원 내 불법건축물, 비밀통로 등에 대한 확인작업도 병행했다. 앞서 안성시는 금수원 내부에서 신고 없이 가설한 건축물 컨테이너 20여개동, 증·개축한 30여개동 등을 적발해 경찰에 고발한 바 있다. 금수원 내 비밀 지하통로가 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검찰은 확인할 방침이다.

검·경은 금수원 재진입을 통해 컨트롤타워를 무력화시키는 한편 군 병력까지 동원해 유 전 회장 검거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군 당국은 유 전 회장의 밀항을 막기 위해 서·남해안에서 초계활동 중인 구축함·호위함·고속정과 P-3C 대잠(對潛)초계기, 해안감시레이더 등 육·해·공군 첨단전력과 31·39·53사단 병력을 동원한 감시 강화 및 검거 작전에 돌입했다. 합참 관계자는 “군은 밀항으로 의심되는 선박이나 인원에 대해 경계 및 감시를 강화하고 긴급 상황이 발생할 경우 검찰·경찰·해양경찰 등과 긴밀한 협조·공조 체제를 유지하도록 10일 밤 해당 부대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군 병력과 함정이 검찰의 요청으로 특정 민간인에 대한 밀항을 저지하기 위한 검거작전에 전격 투입된 것은 창군 이래 처음이다.

인천 = 김동하 기자 kdhaha@munhwa.com·

안성 = 이근평 기자, 정충신 기자